휴대폰 끼고 사는 초등학생, 목디스크 주의보
홍유미 헬스조선 기자 hym@chosun.com
기사입력 2010.03.22 09:02
  • 신학기에 접어들면서 유독 목통증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많다. 고학년이 될수록 책상이나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면서 자세도 나빠지는 경우가 많아 목, 허리 등에 통증이 생기는 것. 또 방학동안 신체 발육이 눈에 띄게 달라진 아이들에 비해 작은 책상과 걸상, 가방 등이 목통증을 불러오기도 한다. 학생들의 목통증은 두통으로 이어지고 집중력을 떨어뜨려 학업에도 지장을 준다.


  • ◆ 뒷목 잡는 아이들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컴퓨터 앞에서 생활하는 직장인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목통증이 아이들에게도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아이들에게서 목통증이 나타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책상에 오래 앉아 있거나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할 때가 많다. 요즘 아이들은 책상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현저하게 늘어난 데다 각종 컴퓨터 게임을 자주 이용한다. 책상이나 컴퓨터 앞에 장시간 앉아 있으면 어깨가 움츠려들고 고개를 숙인 채 목이 나오는 자세가 되기 쉽다. 특히 컴퓨터 게임 시 집중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모니터를 보기 위해 턱을 앞으로 빼게 된다.

    둘째, 휴대폰이나 PMP(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등을 자주 사용한다. 초등학생들에게 소형 전자기기 보급이 늘면서 아이들도 고개를 파묻고 소형액정화면에 몰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장시간 눈높이 보다 낮은 화면을 내려다보게 되면 고개를 숙인 자세가 습관적으로 반복돼 목에 통증이 오기 쉽다. 또 분실을 우려해 목에 걸고 다니는 경우도 있는데 아주 가볍다고 해도 습관적으로 목에 걸다 보면 목뼈 주의와 어깨의 근육을 긴장시켜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셋째, 책걸상이 작아졌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졸업할 때까지 평균적으로 신장은 28cm, 몸무게는 19kg 이상 증가한다.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신체 발육은 이보다 눈에 띄게 달라진다. 하지만 학교에서 사용하는 책걸상은 획일화된 사이즈이며, 집에서도 어린 시절에 구입한 작은 책걸상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책상과 의자가 체격에 맞지 않으면 책과의 거리가 멀어지면서 어깨나 목을 앞으로 많이 숙이게 되고 이로 인해 목이 쉽게 피로해진다.

    넷째, 가방에 책과 참고서를 많이 넣고 다닌다. 보통 책가방을 구입할 때 디자인을 가장 먼저 생각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게다. 책과 교구를 넣으면 초등학생 가방이라도 무게가 꽤 나간다. 책가방은 자기체중의 10~15%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책가방의 무게가 체중의 10~15%를 넘어가면 척추발육, 신진대사에 무리가 따를 수 있다. 과도하게 무거운 가방을 멜 경우 목 주변 인대가 늘어나고 목을 비롯해 허리에도 무리가 간다.

    ◆ 내 아이 목이 거북이 목을 닮았다?

    목에 통증이 나타난다고 아이들이 호소할 땐 ‘거북목증후군(turtle neck syndrome)’을 의심해봐야 한다. 원래 근력이 약한 목은 본래의 형태를 잃고 기형적인 모습으로 변하기 쉬운데 잘못된 자세와 스트레스로 인해 가만히 있어도 머리가 거북이처럼 구부정하게 앞으로 굽어 나오는 자세로 변형되는 것이다. 목뼈는 정상이라면 옆에서 봤을 때 C자 모양으로 적당히 굽어있어야 하지만 거북목증후군은 목뼈가 일직선처럼 돼 앞으로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일자목'이라고도 한다.

    거북목은 심한 경우 목 디스크를 유발한다. 목뼈(경추)의 C커브는 스프링처럼 충격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일자목이 되면 충격완화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외부의 충격이 척추와 머리로 전달된다. 또한 경추 사이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 역시 지속적인 압박을 받아 찌그러지거나 삐져나와 목 디스크로 발전하는 것.

    ◆ 팔 저림, 두통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목디스크

    흔히 목 디스크에 걸리면 목만 아프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목이 아프지 않을 수도 있다. 경추 신경이 눌리게 되면 어깨와 팔, 손가락이 저리고 당기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눌리는 신경의 위치에 따라 통증의 위치도 변하기 때문이다.

    목의 통증이 두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한쪽 후두부에서 두통이 시작되고, 어지럼증과 이명, 어깨통증, 팔저림 증상이 나타나는 경추성 두통이 대표적인 예다. 한쪽 눈에 피로감, 통증 등이 나타나고 구역이나 구토 등 위장관계 증상, 심한 경우는 기억력이 떨어지고 정신을 잃는 등의 중추신경계 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경우 목의 통증이 집중력을 떨어뜨려 학업에 큰 지장을 초래한다. 어깨나 뒷목 주변 근육이 뭉치는 증상을 오래 방치하면 경직된 근육들이 지속적으로 뇌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을 압박, 머리를 무겁게 해 집중력 저하와 만성피로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 목 디스크 예방을 위한 바른 자세 유지 비결

    1. 컴퓨터 이용 시에는 모니터를 눈높이까지 높인다. 모니터를 눈높이까지 올리면 모니터를 쳐다보기가 쉬워져 목 뒷부분에 받던 스트레스도 한결 줄어든다. 이때 화면과 눈 거리를 30cm 이상 유지한다. 그렇게 하면 화면을 보기 위한 목 각도가 줄어들어 목이나 어깨 부위 통증이 줄어들고 눈의 피로도 감소한다.

    2. 책을 읽을 때는 독서대를 이용한다. 책을 보거나 공부를 할 때 눈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독서대를 이용하면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숙이는 습관과 빈도를 줄일 수 있다.

    3. 의자에 앉을 때는어깨를 뒤로 제치고 가슴을 편다. 등을 구부린 자세는 자꾸 머리를 더 앞으로 향하게 한다. 등이 충분히 지지되도록 깊숙이 앉으며 무릎 각도는 90도 정도 굽히고 발바닥은 바닥면에 닿도록 한다. 의자 선택 시에도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좋다.

    4. 한 시간에 한 번씩 스트레칭을 해준다. 아무리 좋은 자세라도 한 자세로 오래 있는 것은 피한다. 한 시간에 10분 간격으로 휴식을 취하고 그때마다 간단한 목 운동을 한다. 목운동을 할 때 반동을 주어 목을 휙휙 돌리면 오히려 목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5. 목이나 어깨에 근육이 뭉쳤을 경우에는 근육을 풀어준다. 뭉쳐있는 근육은 핫팩을 사용하거나 마사지를 해서 풀어준다. 마사지는 통증을 유발하는 경직된 근육 즉 가장 아픈 부위를 약10초간 꾹 눌렀다 떼어주는 방식으로 해주면 도움이 된다.

    도움말 = 고도일 고도일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