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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는 오래전부터 ‘황금의 나라’로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황금의 나라로서의 진정한 면모와 실체가 드러난 건 1973년. 문화재청의 전신(前身·바뀌기 전의 본체)인 문화재 관리국이 경주 ‘황남대총’ 을 발굴하면서부터다.
신라 마립간(5세기 신라에서 사용한 왕의 칭호) 시기의 왕릉이자 신라시대 고분 중 가장 규모가 큰 황남대총에선 3년간 약 5만8000여 점의 다양한 보물이 쏟아져나왔다. 이후 비로소 왕릉 탄생의 비밀과 신라의 국제적 위치, 신라가 황금의 나라를 이룩하게 된 배경 등이 속속 밝혀지게 됐다. -
7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에서 개막한 ‘황금의 나라, 신라의 왕릉 황남대총’은 황남대총의 대표적 유물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회로 그간의 발굴 성과를 집대성(集大成·여러 가지를 모아 하나의 체계를 이뤄 완성함)하고 있다.
전시장엔 금관을 비롯한 각종 황금 장신구와 그릇 등 황금 유물 150여 점과 서아시아와 로마에서 온 유리그릇 등 총 1268점의 엄선(嚴選·엄격하고 공정하게 가려 뽑음)된 유물이 선보인다.
또 황남대총의 구조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시장에 무덤 구조물을 실물의 95% 크기로 되살려놓았다. 고분의 내부 구조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3D 홀로그램 영상물도 마련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황남대총에서 나온 유물은 동북아시아 고고학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며 “왕릉에서 나온 고구려 계열의 다양한 문물이 중국 지안에서 발굴된 고구려 태왕릉의 주인공을 밝히는 단서를 제공하고 있으며, 일본 고훈(古墳)시대의 연대를 추정하는 데도 새로운 학설의 근거를 마련해준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10월 31일까지 계속되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문의 (02)2077-9276
황금제국의 비밀… '황남대총'을 만나다
김시원 기자
blindletter@chosun.com
'신라의 왕릉, 황남대총'展 중앙박물관서 10월 31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