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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앞 스쿨존은 어린이들의 공간이에요.”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소재 8개 초등학교(논현초·봉은초·삼릉초·신구초·압구정초·언북초·청담초·학동초)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강남구자원봉사센터와 강남녹색어머니회, 강남어린이폴리스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멋진 스쿨존 문화 만들기’ 캠페인이 그것. 이번 캠페인의 주제는 초등교 주변 스쿨존<키워드 참조>을 원래 주인인 어린이에게 돌려줘 사고나 범죄로부터 자유로운 공간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이날 점심시간, 캠페인이 한창 진행 중인 언북초등학교(교장 백승희)를 찾았다. 교문 앞은 강남구자원봉사센터 소속 사회복지사들과 말끔한 유니폼을 갖춰 입은 녹색어머니회·어머니폴리스회 회원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캠페인을 알리는 현수막을 교문 앞 잘 보이는 곳에 붙인 후, 캠페인의 내용이 적힌 물티슈와 볼펜을 어린이들에게 나눠줬다. -
스쿨존의 의미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한편, 아이들이 안전하게 하교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어머니 회원들을 보며 이 학교 2학년 명수진 양은 “힘드실 텐데 우리를 위해 애써 주셔서 정말 고맙다”며 웃었다. 같은 학년 이재우 군은 “알쏭달쏭했던 스쿨존의 의미와 중요성을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알게 됐다”고 했다. 이 군의 친구 방민혁 군은 “나도 어른이 되면 아주머니들처럼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교하는 손녀를 데리러 나왔다가 회원들의 봉사활동 광경을 접한 이순자 씨(강남구 삼성동)는 “더운 날 고생하는데 모자라도 씌워주고 싶은 심정”이라며 이들을 격려했다. 아침 일찍부터 나와 캠페인을 준비한 서은미 언북초 녹색어머니회장(강남구 개포동)은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 사람들은 스쿨존의 의미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며 “특히 등·하교 시간에 스쿨존 내로 차들이 함부로 속력을 내며 다니는 건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진경희 언북초 어머니폴리스회장(강남구 청담동)은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려면 어른의 관심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강남구자원봉사센터는 매달 주제를 달리해 다양한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백은경 강남구자원봉사센터 사회복지사는 “최근 잇따른 어린이 성폭력 사건 등으로 학교가 보다 안전해져야 한다는 생각에 이번 달 캠페인을 ‘멋진 스쿨존 문화 만들기’로 기획했다”고 밝혔다.
☞ 스쿨존(school zone)
초등학교 주변 300m 이내의 어린이 보호구역. 스쿨존 내에선 차량속도·신호등·신호주기 등 모든 교통시설과 체제를 어린이 중심으로 바꾸게 돼 있다. 도로교통법 규정에 따르면 △학교 주변 반경 500m에 안전표지를 설치해야 하고 △이 지역을 통과하는 차량의 운행 속도는 시속 20~30㎞로 제한되며 △도로엔 과속 방지용 턱을 설치하게 돼 있다. 또 △등·하교 시간엔 학부모나 교직원 외의 일반 차량의 출입이 통제된다.
"스쿨존, 아이들에게 돌려주세요"
손정호 인턴기자
wilde18@chosun.com
서울 강남구 8개 초교 ‘멋진 스쿨존 만들기’ 공동 캠페인 가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