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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31일(이하 현지 시각) 이라크에 머물던 미군 전투 병사들이 모두 물러났다. 2003년 3월 이라크 전쟁이 일어난 이후 7년 5개월 만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대(對)국민연설을 통해 이라크 전쟁활동 종료를 선언했다. 남아 있던 전투병력(兵力·군대의 인원) 6000여 명도 모두 미국으로 돌아간 상태. 미국은 그동안 최고 17만명에 이르렀던 이라크 내 미군을 단계적으로 철수(撤收·진출했던 곳에서 시설이나 장비를 거둬 물러남)시켜왔다. 현재 이라크엔 이라크군을 훈련·지원할 비(非)전투 병력 5만 명만 남아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앞서 지난 8월 28일 라디오 연설을 통해 “현재 이라크에 남아 있는 비전투 미군 5만 명도 내년 말까지 모두 철수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라크 주민들은 미군 철수를 반기지 않고 있다. 불안한 치안(治安·나라를 편안하게 다스림) 때문이다. 이라크 아샤르크 연구센터가 지난 15일부터 사흘간 전국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라크 주민의 59.8%는 미군의 철수 시기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미군이 철수한 후 이라크 곳곳에선 정부군·경찰 등을 겨냥한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25과 26일에도 이라크에서 일어난 연쇄 테러로 최소 64명이 숨지고 190명이 다쳤다. AP통신에 따르면 호시야르 제바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미군이 철수하는 상황을 이용해 테러조직들이 세력을 떨치고 있다”고 말했다. 카심 알무사위 이라크군 대변인도 “이번 테러는 미군 철군 후 우리 군의 치안 유지 활동을 비웃기 위한 시도”라고 말했다.
이라크 전쟁은 미국이 2003년 3월 20일부터 4월 14일까지 영국 등 동맹국과 함께 이라크를 상대로 벌인 전쟁이다. 미국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사람을 한꺼번에 많이 죽일 수 있는 무기)를 없애 미국인을 지키고 세계평화에 이바지하며 이라크의 민주화를 돕는다”는 이유로 이라크를 공격했다. 작전명은 ‘이라크의 자유(Freedom of Iraq)’였다.
미국은 전쟁으로 이라크를 점령한 후 사담 후세인 정권을 몰아내고 이라크 재건(再建·허물어진 건물이나 조직을 다시 일으켜 세움)에 나섰다. 하지만 결국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는 발견되지 않았고 미국은 당초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사실상 이라크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국제 테러단체 알카에다는 지금도 이라크 곳곳에서 테러활동을 펼치고 있다.
☞ 이라크
정식 이름은 이라크공화국(Republic of Iraq)이다. 아라비아반도 북동부에 위치해 북쪽으로 터키, 서쪽으로 시리아·요르단, 동쪽으로 이란, 남쪽으로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와 접해 있다. 면적은 43만7521㎢.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수메르 문명이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중앙은 메소포타미아 평원, 북부는 산악, 서남부는 사막 지대로 석유 자원이 풍부하고 대추야자가 많이 난다. 주민 대부분은 아랍인으로 이슬람교를 믿는다. 주요 언어는 아라비아어, 수도는 바그다드다.
[국제 뉴스] 이라크 곳곳서 테러… 주민들 공포
김지혜 인턴기자
april0906@chosun.com
미군 전투병 7년만에 전면 철수했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