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인터뷰] "재능있는 어린이 발굴해 세계적 농구선수 키울래요"
성남=김시원 기자 blindletter@chosun.com
기사입력 2010.08.30 09:47

유소년 농구교실 'W-gym' 문 연 우지원 단장

  • “27년간 선수로서의 꿈을 위해 뛰었다면, 이제부턴 농구의 미래를 위해 뛰어야지요.”

    ‘코트의 황태자’ 우지원(37세)이 최근 자신의 이름을 내건 유소년 농구교실 ‘W-gym’을 열었다. 울산 모비스의 주장으로 지난 시즌 팀을 우승으로 이끈 뒤 명예롭게 은퇴를 선언했던 그가 ‘농구 꿈나무 양성’이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것이다. 26일 경기 성남 분당 사무실에서 우지원 단장을 만났다.



  • 프로 농구팀 ‘주장’에서 유소년 농구교실 ‘단장’으로 변신한 우지원 씨. /성남=한준호 기자 gokorea21@chosun.com
    ▲ 프로 농구팀 ‘주장’에서 유소년 농구교실 ‘단장’으로 변신한 우지원 씨. /성남=한준호 기자 gokorea21@chosun.com
    -농구교실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9월 초부터 분당과 판교 등지에서 본격적으로 수업이 시작되는데,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은 편이에요. 농구교실 오픈을 앞두고 지난 7월 열었던 무료 클리닉엔 선착순 100명을 모집했는데 너무 많은 어린이가 몰려 80명을 더 받았어요. 농구에 대한 학부모와 어린이들의 관심이 생각보다 뜨거운 것 같아요.”

    -유소년 지도자의 길을 선택한 계기가 있다면요.

    “현역 시절부터 쭉 꿈꿔온 일이었어요. 그래서 선수로 활동하는 틈틈이 모교(연세대) 교육대학원에서 체육전공 석사과정을 밟으며 지도자의 길을 준비했지요. ‘W-gym’이란 이름도 은퇴하기 훨씬 전에 일찌감치 정해놨고요. ‘프로농구 지도자’가 되겠다는 꿈도 변함없지만 지금은 유소년 꿈나무 양성에 몰두하고 싶어요.”

    그는 취미활동 위주로 운영되는 기존 농구클럽과 다른, 특별한 농구교실을 계획하고 있었다. 저학년 어린이들에겐 농구를 신나게 즐길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제공하되, 재능과 소질을 보이는 어린이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발굴해 이들이 ‘엘리트 농구’로 나갈 수 있도록 인도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농구 수준을 높이려면 농구를 좋아하는 어린이도, 농구 선수를 꿈꾸는 어린이도 늘어나야 합니다. 차범근 축구교실에서 박지성 선수가 나온 것처럼 우지원 농구교실에서 세계적인 농구 선수를 배출해내는 게 꿈입니다.”

    -농구는 언제 처음 시작했나요?

    “초등학교 4학년 겨울 방학부터였어요. 원래는 야구 선수가 꿈이었는데 학교에 야구부 대신 농구부가 생겼거든요. 평소 제 운동신경을 눈여겨보셨던 체육 선생님 권유로 농구부에 들게 됐어요. 골대에 공이 쏙 빨려 들어가면서 그물에 착착 감기며 떨어지는 소리와 느낌이 어찌나 통쾌하던지. 바로 농구의 매력에 빠져들게 됐죠. 초등학교 6학년 때 키가 156㎝였는데 농구 선수치곤 체격이 작아 진로 문제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당시 코치 선생님께서 분명히 190㎝까지 클 거라고 장담하시며 부모님을 설득해주셔서 결국 농구로 진로를 정했어요. 키요? 선생님 예언(?)대로 191㎝까지 컸죠.”

    -어린이들에게 농구가 어떤 도움이 될까요?

    “요즘 아이들은 형제·자매 없이 자라는 경우가 많고, 방안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며 혼자 놀다 보니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에 빠지기 쉬워요. 단체경기인 농구는 이런 아이들에게 사회성과 협동심, 배려하는 마음을 길러줍니다. 또 성장판을 자극하는 운동이라 키 크는 데도 도움이 돼요. 정신 건강에도 좋아요. 땀을 뻘뻘 흘리며 한 경기 뛰고 나면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받은 학업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아간답니다.”

    시작은 ‘농구 교실’이었지만 앞으로 모든 운동을 아우르는 유소년 대상 체육클럽 ‘우지원 스포츠 아카데미’를 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우지원 단장. 그는 “아카데미를 통해 농구인으로서 받은 사랑을 사회에 나눠주고 싶다”고 말했다. “운동에 재능이 있어도 경제적인 이유로 꿈을 접을 수밖에 없는 어린이들을 후원하고 싶어요.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위한 무료 클리닉도 열고 싶고요.”

    <우지원 단장 프로필>

    △출신교 : 개원초-삼선중-경복고-연세대 졸업

    △소속팀 : 1997~2001년 인천대우, 2001~2002년 서울삼성, 2002~2010년 울산모비스

    △프로농구 통산 573경기 출전에 7348점 득점, 프로농구 올스타 7회 선정, 3점슛 1116개로 역대 2위. 프로농구 역대 한 경기 최다득점(70점) 기록 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