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교실에 휴지ㆍ일회용품은 출입금지"
조찬호 기자
기사입력 2010.08.24 09:41

생활 속 환경운동 실천하는 '환경교육 전도사' 김두림 선생님

  • 김두림 선생님이 재활용품을 이용해 만든 교육 보조자료를 소개하고 있다. / 한준호 기자 gokorea21@chosun.com
    ▲ 김두림 선생님이 재활용품을 이용해 만든 교육 보조자료를 소개하고 있다. / 한준호 기자 gokorea21@chosun.com
    “선생님, 우리 애 좀 말려주세요. 분리수거 안 한다고 잔소리, 전등 안 끈다고 잔소리…. 외식하러 가서 고기도 못 먹게 해요. 이게 다 선생님 때문이에요.”

    지금은 6학년이 된 조수헌 군의 4학년 때 담임 김두림 선생님(서울 초당초등학교)은 조 군 엄마의 하소연에도 빙그레 웃음만 지었다. “벌써 2년이 흘렀는데 아직 저랑 한 약속을 지켜주는 게 고맙잖아요.”

    김 선생님은 자타가 공인하는 환경운동가다. 지난 1991년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을 계기로 처음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후, 1993년부터 줄곧 담임을 맡은 반 어린이들과 함께 ‘생활 속 환경 운동’을 실천해오고 있다.

    매년 첫 번째 학부모 총회가 열릴 때면 김 선생님이 꼭 전달하는 ‘주의 사항’이 있다. ‘가정통신문을 보고 놀라지 말라’는 것이다. 김 선생님은 가정통신문은 물론 학습자료와 각종 인쇄물도 100% 이면지를 사용한다. 학부모 양인선 씨는 “처음엔 좀 어색했지만 지금은 이면지가 생기면 따로 모아뒀다가 연습장으로 쓸 만큼 생활 속 이면지 사용이 자연스러워졌다”고 말했다.

    김 선생님 반에서 휴지·코팅지·종이컵·일회용품·인스턴트식품 등은 ‘절대 반입 금지’다. 휴지는 손수건이, 종이컵은 개인용 컵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처음엔 불편해하던 아이들도 휴지와 종이컵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나무를 베어야 하는지, 코팅지 한 장이 분해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는지 알려주면 이해하고 따라준다”는 게 선생님의 설명이다.

    피자나 햄버거 같은 인스턴트식품도 김 선생님 반 아이들에겐 별 인기가 없다. 봄이면 함께 부쳐 먹는 진달래 화전이, 지층(地層)을 공부할 땐 무지개떡이 아이들의 간식이다. 단오에 심어 가을에 추수한 벼는 쫄깃한 인절미의 재료가 된다. 추석이면 송편을 빚어 사이좋게 나눠 먹는다. “저도 집에선 라면도 먹고 피자도 시켜 먹어요. 인스턴트식품을 아예 안 먹을 순 없죠. 하지만 교실에서만이라도 아이들이 인스턴트식품의 문제점을 한 번쯤 생각했으면 하는 맘에서 나름대로 규칙을 정했답니다.” 김 선생님은 “가끔 우리 반 아이들이 햄버거 먹는 옆 반 아이들을 가리키며 부러움 반, 질투 반으로 얘기하는 걸 들을 때면 피식 웃음이 나온다”고 했다.

    왜 이렇게 환경교육에 열성적이냐는 질문에 김 선생님은 이렇게 답했다. “초등학교는 공부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걸 가르치는 곳이잖아요.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때 가장 중요한 게 환경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환경교육에 열심일 수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