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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이 일그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나무에 직물을 입힌 다음 옻칠을 해 만든 12세기 고려시대 목심저피칠기(木心苧被漆器)가 한반도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한백문화재연구원이 최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경기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 소재 고려시대 행궁(行宮·임금이 나들이할 때 머물던 별궁)인 혜음원(惠蔭院)에서 발굴된 칠기 파편 6점을 분석한 결과, 면직물을 입힌 소나무 제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칠기에 사용한 직물이 면직물로 밝혀지면서 14세기 문익점이 목화를 들여오기 훨씬 이전부터 한반도에서 면직물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다시금 확인됐다. -
칠기들은 굽 달린 접시 형태로, 복원품을 기준으로 했을 때 아가리 지름 16㎝ 안팎, 높이 4㎝가량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 중 2점의 칠기 바닥을 X-레이로 촬영한 결과, 사용처였던 ‘혜음원’의 약칭 ‘혜음’이 묵 글씨로 쓰여 있었던 게 확인됐다.
한편 국립대구박물관에선 오는 24일부터 10월 26일까지 ‘조선왕실 준이종정도 자수 병풍’ 진품이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10폭 규모의 이 병풍은, 일본의 한 외교관이 명성황후를 배출한 민씨 문중에서 입수해 보관하던 것을 1970년대 재일교포 사학자 신기수(1931~2002) 선생이 다시 사들인 것이다. 지금까지 오사카역사박물관에 보관돼왔다. 신 선생은 생전에 “이 병풍은 자수 분위기가 은은하고 깊이가 있으며 매우 정교한 궁중자수 기법을 사용했다”며 “수집 경위로 미뤄 명성황후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면직물 입혀 옻칠 '12세기 칠기' 발견
김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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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실 자수병풍도 첫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