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선생님표 '연극 놀이' 수업 기대해"
김지혜 인턴기자 april0906@chosun.com
기사입력 2010.08.19 09:40

초등교사 연극워크숍 열려

  • "두 명씩 짝을 짓습니다. 이제부터 한 명은 사진사가, 다른 한 명은 카메라가 되는 거예요. 사진사는 카메라를 갖고 다니며 맘에 드는 공간이나 사물을 찍어보세요.”

    지난 16일 낮 1시, 서울 국립극장(중구 장충동) 다목적공간 ‘산아래’는 초등학교 선생님들로 북적였다. 국립극장이 마련한 ‘여름방학 초등교사 연극워크숍’이 이날 시작됐기 때문이다. 연극의 수업 활용 방안을 배워보는 이 행사엔 서울·인천·수원·강릉·철원 등 전국 각지에서 초등 교사 35명이 모여들었다.

    이틀 일정의 이번 워크숍은 교사들이 직접 참여하는 활동이 많은 게 특징이었다.△연극놀이에 대한 이해 △연극놀이 경험하기 △국어과 수업사례 △공연예술박물관 견학 및 국립극장‘고고고’공연 관람 △통합교과 수업사례 △연극놀이수업 개발 등 연극과 교과서를 연계해 학교에서 활용할 만한 학습법을 익히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날 오후 진행된 ‘연극놀이 경험하기’ 는 별다른 준비물 없이도 간단히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여러 놀이를 교사들이 직접 체험해보는 프로그램이었다. ‘공간 상상’수업도 그 중 하나. 2인 1조로 팀을 짠후 ‘사진사-카메라’가 돼 각각의 입장에서 보고 느낀 점을 얘기해보는 이 수업에선 기발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카메라역을 맡은 한 선생님은 형광등을 ‘석쇠판위 가래떡’에, 옷걸이를 ‘트라이앵글’에 각각 비유해 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대화가 끝난 후엔 서로의 역할을 바꿔 같은 놀이가 한 번 더 이어졌다.

  • 16일 국립극장 초등 교사 연극워크숍 참가 교사들이 연극 요소를 활용한 몸 풀기 활동‘너 뭐 하니’에 참여하고 있다(왼쪽). 워크숍 도중 한 모둠이‘사악한 거울엔 누가 살고 있을까?’란 주제로 연극을 펼치고 있다. / 김지혜 인턴기자
    ▲ 16일 국립극장 초등 교사 연극워크숍 참가 교사들이 연극 요소를 활용한 몸 풀기 활동‘너 뭐 하니’에 참여하고 있다(왼쪽). 워크숍 도중 한 모둠이‘사악한 거울엔 누가 살고 있을까?’란 주제로 연극을 펼치고 있다. / 김지혜 인턴기자
    이후 시간은 모둠별로 나뉘어‘미니 연극’을 무대에 올리는 활동으로 진행됐다.선생님들은 카메라였을 때 가장 맘에 들었던 사물이나 장소 앞에 선 후 그것에 ‘가장 어울리는 형용사’와 ‘가장 어울리지 않는 형용사’를 정해 발표했다. 연극의 제목은‘○○○한 △△△엔 누가 살고 있을까?’. 앞의 형용사엔 ‘가장 어울리지 않는 형용사’를, 뒤의 명사엔 가장 맘에 들었던 사물이나 장소를 붙였다. ‘촐랑대는 구석자리엔 누가 살고 있을까?’ 등 재치 만점 제목의 연극 공연이 한바탕 펼쳐졌다.

    워크숍에 참가한 이명진 선생님(서울 갈산초등)은 “어찌 보면 수업도 일종의 연극” 이라며“수업 장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연극놀이를 배워갈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워크숍을 기획·진행한 손혜정 극단 마실 대표는 현직 초등 교사 출신. 개인 사정으로 잠시 휴직 중이라는 그는 “교사를 하면서 겪은 학교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짜서 반응이 특히 좋은 것 같다”며 “어린이의 창의성을 키워주는 데 연극만큼 좋은 소재가 없기때문에 교사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극장은 지난해 여름부터 매년 2회(여름방학·겨울방학) 교사 대상 무료 연극워크숍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 초등뿐 아니라 중등 교사용 워크숍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