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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가 한국 땅임을 널리 알리기 위해 작년 8월 세계일주에 나섰던 ‘독도 레이서’가 323일간의 여행을 끝내고 최근 돌아왔다.
서울대·연세대 대학생 6명과 전직 체육교사 등 총 7명의 젊은이들로 구성된 독도레이서는 2006년 오토바이로 세계 각국을 돌며 독도를 홍보한 ‘독도 라이더’를 잇는 모임. 이들은 ‘독도는 한국의 아름다운 섬’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18개국 30개 도시를 방문해 △주요 대학에서 독도 세미나 열기 △남아공 월드컵 등에 참여해 독도 홍보하기 △독도가 한국 땅임을 확인하는 외국인 발도장 받기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가는 곳마다 사물놀이·태권도 등 한국 전통문화 공연을 선보이며 ‘한국 알리미’ 역할도 톡톡히 했다. 지난 10일 오후 이들의 사진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부근에서 리더 한상엽 씨(26·서울대 중어중문학과 4년)를 만났다.
“군대에서 전역한 기분이에요.(웃음) 지난 1년은 저에게 배움과 성장의 시간이었죠.” 그는 당초 목표를 다 이루고 돌아와 뿌듯하다면서도 “여전히 할 일이 많아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했다. 실제로 독도 레이서는 귀국 후에도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돌아오자마자 활동 보고회와 전시회를 열었고 14일엔 독도를 방문해 독도박물관과 경비대에 여행 중 받은 외국인 발도장 1500개를 전달한다. 이 중엔 피터 켄트 캐나다 외교장관의 발도장도 포함돼 있다.
독도 레이서는 세계를 누비며 다양한 어린이들을 만났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고로고초 마을에서 만난 ‘지라니’ 어린이합창단원들. 고로고초란 스와힐리어로 ‘쓰레기’란 뜻이다. 마을 사람들이 쓰레기 더미에서 유리 등을 골라 판 돈으로 생계를 유지한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한씨는 “떠나기 전날 합창단 어린이들과 함께 케냐의 전통 민요를 불렀다”며 “문화와 언어를 넘어 마음으로 소통하는 느낌에 가슴이 벅찼다”고 말했다. -
이들에겐 벌써 ‘팬’도 생겼다. 민웅기 군(서울 신우초 6년)은 지난해 여행 출발 직전 독도 레이서를 찾아와 세뱃돈 등을 아껴 모은 돈을 건넸다. “아직도 웅기의 말이 생생해요. 언니 오빠들을 따라갈 순 없지만 끝까지 잘 마쳤으면 좋겠다고, 자기도 나중에 꼭 독도 레이서가 될 거라고 했거든요.”
그는 어린이들도 독도의 중요성을 한번쯤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도 문제는 그냥 지켜보는 것만으론 해결되지 않아요. ‘독도가 한국 땅’이란 역사자료가 충분한 만큼 이젠 세계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야죠. 저희가 심은 작은 씨앗이 훗날 어린이 친구들에 의해 싹을 틔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린이 여러분도 작은 시도에서부터 독도 사랑을 실천해나가길 바랄게요!”
"독도는 한국 땅, 세계에 알렸죠"
김지혜 인턴기자
april0906@chosun.com
세계일주 마치고 돌아온 '독도 레이서' 리더 한상엽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