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철거 때, 이런 일도 있었다
기사입력 2010.08.13 09:37
  • “광화문이여, 광화문이여. 네 목숨은 이제 경각(頃刻·눈 깜박할 사이)에 달려 있다. 네가 일찍이 이 세상에 있었단 기억이 차가운 망각 속에 파묻혀버리려 하고 있다. 어쩌면 좋단 말인가. 내 마음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후략)”

    일본이 “조선총독부 청사를 가리는 불경스런 건축물”이란 이유를 들어 광화문 철거를 결정한 1922년 9월, 일본 월간지 ‘개조(改造)’에 이런 글이 발표됐다. 글을 쓴 사람은 일본인 민예학자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였다. 제목은 ‘사라지려는 한 조선 건축을 위해’. 이 글은 당시 총독부의 존재가 두려워 대부분의 국내 언론이 광화문 철거를 쉬쉬하던 가운데 발표돼 당시 우리 국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