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와 친구해요] 밀라 보탕이 들려주는 재미난 명화이야기 1탄
맛있는 교육
기사입력 2010.08.10 09:35

밀라 보탕이 전하는 마티스와 고흐

  • EBS ‘빠삐에 친구’의 원작자이자 프랑스 국보급 감성미술 교육의 대가로 알려진 밀라 보탕으로부터 명화에 재밌게 접근하는 방법과 각 화가의 그림이 아이에게 어떤 효과를 줄 수 있는지 들어볼 것이다.

    그녀는 수년 간 루브르, 오르세의 위촉을 받아 미술관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 집필하고 있으며, 그녀의 명화시리즈는 독자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아 루브르, 오르세, 뉴욕 모마미술관 등 세계 유명 미술관에 비치되어 있다. 또한 현재 밀라보탕의 아트엠 프랑스 감성 미술 교재를 전담하고 있다.



    ▶ 마티스 하면, 여러분은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 <내 친구 밀라와 열두 명의 화가들> 마티스 中
    ▲ <내 친구 밀라와 열두 명의 화가들> 마티스 中
    색채의 마술사? 야수파의 거장? 아이들이 마티스 작품을 대하기 전에, 이런 지식으로 먼저 무장하지 않도록 해주세요. 또 아이들이 마티스의 그림을 보고, 자신의 느낌과 감상을 말하기 전에 성급하게 의견을 덧붙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것입니다. 그래야 아이의 창의력이 자랄 수 있어요.
    먼저 아이들에게 종이와 가위의 특성을 설명해 주세요. 연령에 맞는 가위 선택은 지도하시는 분의 몫입니다. 기존의 색종이를 사용하여 작품을 만들 수도 있지만 마티스처럼 종이 위에 직접 색칠을 하여 자신만의 색종이를 만들 수도 있을 거예요. 아이들은 원하는 색종이의 색을 만들기 위해 물감의 농도나 물의 비율을 고려하게 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색의 진하고 흐린 정도, 파란 계통의 색이라도 여러 종류의 파랑이 존재하고, 그 색들은 각각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어요.

    프랑스 미술 교육의 목적은 작품 자체의 완성도에 있지 않아요!

    미술을 통해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알고 느끼는 사람, 이성과 감성이 잘 조화된 사람으로 아이를 성장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마티스의 작품을 보고, 강렬한 색감에 눈을 뜬 아이가 있다고 해보지요. 그 아이는 일상 속에서 색의 효과를 느끼고, 색과 색의 조화와 배열이 어떻다,라고 하는 안목이 생깁니다. 또 복잡하게 보이는 사물도 아주 단순하게 표현해낼 수 있어요!

    밀라 보탕이 말하는 ‘마티스’ 교육 효과

    1) 생각해야 좋은 그림도 그릴 수 있다!
    어린 아이일수록 연필이나 크레파스, 붓과 같은 도구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쉽지 않다. 정확히 선을 그어야 하고, 형태를 잡아야 한다는 부담이 아이들에게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가위는 어차피 가위이다.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는 색다른 도구로서 가위를 인식하기보다는 오리고, 자르는 용도로써의 가위를 생각한다. 하지만 마티스의 종이 작품을 감상한 아이들은 접근이 달라진다.

    가위로 대상을 자르기 전에 머릿 속으로 수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대상의 형태, 크기, 세부적인 면을 어느 정도로 생략하여 간단히 표현할 것인가도 판단해야 한다. 가위로 그림을 그리는 동안 아이의 사고력과 집중력, 표현력, 판단력이 두루 향상될 수밖에 없다. 단, 아이의 연령에 따라 적당한 가위를 고르고, 가위의 올바른 사용법 등을 주지시키는 것은 지도하는 사람의 몫이다.

    2) 내가 원하는 대로 색을 선택할 수 있다!
    원색은 아이들의 감성과 잘 맞닿아 있다. 순수하고, 발랄하고, 원시적이기까지 하다. 마티스는 잘 알려졌다시피 ‘색채의 해방’을 꾀한 야수파의 거장이다. 그는 사물의 고유색을 부정했다.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발상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현실의 색이 아니라 자신이 느끼는 대로 사물의 색을 결정하는 것! 아이들에게도 색을 맘대로 쓸 자유를 되돌리자. 더 이상 빨간 사과, 초록색 산에 매달리게 해서는 창의력이 발달할 수 없다.

    3) 그림에서 조화를 배울 수 있다!
    가위로 오린 색색의 종이들은 이제 큰 종이 위에 붙여져야 한다. 가위로 형태를 자르기 전에 머릿 속에 한 번 더 대상을 그려보았듯이, 아이들은 종이 조각을 붙이기 전에도 또 한 번 생각이 필요하다. 색과 색의 어울림을 고려해야 하고, 좀 더 나은 배열을 위하여 풀로 붙이기 전에 색종이를 이리저리 대어보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색은 혼자서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색과의 관계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고, 보다 효과적인 구성을 터득할 수 있다.

    ▶ 빈센트 반 고흐는 마음을 표현한 화가예요!



  • <내 친구 밀라와 열두 명의 화가들> 고흐 中
    ▲ <내 친구 밀라와 열두 명의 화가들> 고흐 中
    특히 한국에서 빈센트 반 고흐의 위상과 인기는 대단하지요. 그의 그림은 개성이 너무도 뚜렷해서 한번 보면 절대로 잊혀지지 않는 인상을 남깁니다. 빈틈없이 화면을 꽉 채운 붓 터치와 강렬한 색감은 거의 강박적으로 보일 정도이지만 그것 덕분에 우리는 화가가 그림을 그릴 당시, 느꼈던 생생한 감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화면을 가득 메운 선, 캔버스에 물감을 거의 짓이기듯 두껍게 바른 표현, 그리고 강렬한 색감은 고흐만의 개성입니다. 그래서일까요. 한번 그의 그림을 보면 절대로 잊을 수 없으며, 화가의 이름을 보지 않고도 “아, 저건 고흐의 그림이야!”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림은 본질적으로 감정의 표출이며, 표현이라는 것을 증명한 화가, 고흐를 통해 아이들도 자신의 내면을 탐색하고, 자신있게 표현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프랑스 미술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테크닉이 아니예요!

    프랑스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데 익숙한 편입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그림을 타인 앞에서 설명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기지요. 이는 가정과 학교, 그리고 다채로운 미술관 방문 수업에서 자주 경험한 일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이들 누구도 왜 산을 초록색으로 칠하지 않았는지, 혹은 건물 모양이 왜 50도 기울어졌는지 하는 등의 질문은 받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왜 아이가 그렇게 표현했는지 생각을 ‘듣는’ 일이기 때문이지요.

    모든 아이가 사과를 빨갛게, 바다를 파랗게 칠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안타까운 일 아닐까요?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단순히 형태를 그려넣고, 색을 칠하는 행위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고흐처럼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자유롭게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그림 그리기는 더없이 즐겁고, 창의적인 도전이 될 것입니다.

    밀라 보탕이 말하는 ‘고흐’ 교육 효과

    1) 그림은 표현이다!
    한국 아이들은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편이다. 집에서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막상 밖에 나가거나 타인 앞에 서게 되면 말문이 막히곤 한다. 자신의 억울하고 상처받은 기분, 기쁜 순간의 뛰어오를 듯한 환희를 자유자재로 표현하는 프랑스 아이들과는 많이 다른 것이다.

    이는 문화적, 사회적 분위기의 차이에서 비롯되기도 하지만 감성미술 교육의 부재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예술은 근본적으로 감성 없이는 출발이 되지 않는다. 자기 표현이 어렵거나 반대로 감정의 조율이 힘든 아이에게는 고흐의 그림을 자주 보여주기를 바란다. 그림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그림으로 감정을 승화하는 방법을 배울 것이다.

    2) 자연을 보는 새로운 시각이 생긴다!
    고흐는 정지해있는 자연 속에서도 움직임을 꿰뚫어 보고, 매력을 발견한 화가이다. 이 그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구름도, 별도, 사이프러스 나무도 살아 꿈틀대는 생명이다. 하늘을 향해 올곧게 자라는 사이프러스 나무는 좀처럼 흩트러지지 않는 면모를 갖췄지만 고흐의 그림에서는 바람 앞의 촛불처럼 형체가 이글이글 타오른다.

    고흐는 이 나무를 면밀히 관찰했고, 또 수없이 습작했다. 고흐의 작품을 감상한 아이들은 일상에서 자주 보는, 흔하디 흔한 자연 속에서 ‘보석’을 발견하는 안목을 기르게 될 것이다. 아울러 그것이 무엇이든 몇 번이고 그리고자 하는 표현 욕구도 갖게 된다.

    3) 나만의 개성을 찾아갈 수 있다!
    화가마다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개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 화가의 작품을 기억하게 된다. 모든 아이들은 근본적으로 화가이다. 글자를 모르는 아이들은 그림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기상천외한 그림을 그려 주변을 놀라게도 만든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림 천재였던 아이들의 솜씨는 하향세를 탄다.

    왜 아이들의 눈부신 상상력과 직관력, 표현력이 조기 퇴화하는 것일까? 아이가 그림을 그리거나 작품을 감상할 때 아이에 앞서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거나 강조하지는 않았던가? “이 작품이 그 유명한 피카소의 걸작인데...” 하면서 명화를 설명하는 부모는 빵점이다. 아이들 스스로 그림에서 미감을 발견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자신의 취향과 표현 방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관련문의 02-6925-2040

    ※밀라보탕의 아트엠 기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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