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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경기 성남시에 있는 경원대학교를 찾았다. 경기도와 대성그룹이 공동으로 마련한 ‘2010 기능성 게임 개발 캠프’가 한창이었다. 기능성 게임이란 ‘게임=중독성 강한 것’이란 부정적 고정관념을 거꾸로 활용해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든 게임을 말한다.
이날 캠프 현장에서 만난 어린이들은 게임의 기본 틀을 스스로 만들고 있었다. 예를 들어 ‘비만의 위험’을 알리는 게임을 만드는 참가자들은 먼저 비만의 원인과 종류부터 공부했다. 그런 후 ‘주인공이 건강에 나쁜 음식을 먹으면 아웃되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으면 레벨업된다’는 식으로 게임 줄거리를 지어냈다.
두 번째 작업은 그림과 클레이아트(찰흙 인형 만들기) 등을 활용해 게임 속 캐릭터를 만들고 촬영해 이미지 파일로 만드는 것. 이렇게 완성된 캐릭터를 토대로 플래시게임(인터넷 동영상 제작 소프트웨어 플래시<flash>를 이용해 만든 컴퓨터게임)을 만들고 게임 속 사운드와 내레이션을 녹음하면 게임 하나가 완성된다. -
이번 캠프에서 이 같은 방식으로 금연에 대한 기능성 게임을 개발한 지선애 양(서울 불광초 6년)은 “담배 피우는 아버지를 보며 간접흡연의 위험성을 알게 됐다”며 “친구들이 내가 만든 게임을 즐기는 상상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비만의 위험성을 알리는 기능성 게임을 개발한 조수민 양(경기 수원 일월초 6년)은 “이번 기회에 비만 예방법을 자세히 알게 됐다”며 “캠프에서 만난 친구들과 게임 스토리를 개발하기 위해 토론하는 과정에서 협동심도 기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캠프에선 어린이의 게임 개발 과정을 돕는 어른도 눈에 띄었다. 성남 수정구보건소 직원과 이화여대 간호과학과 학생으로 구성된 캠프 스태프가 그들. 스태프 김지선 씨(이화여대 간호과학과 3년)는 “아이들이 흡연 피해자 사진을 보며 무척 놀라더라”고 말했다. 또 다른 스태프 이정우 씨(경원대 컴퓨터미디어학과 3년)는 “어린이 중에도 ‘게임 고수’가 많으며 몬스터나 맵 등 기존 게임의 아이디어 중 상당수는 어린이 머릿속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캠프에서 제작된 기능성 게임 4종은 오는 9월 1일 성남 코리아디자인센터(분당신도시 내)에서 열리는 ‘기능성 게임 페스티벌’에서도 소개된다. 게임을 기획한 어린이들이 직접 게임 소개자로 나설 예정. 기능성 게임은 현재 일부 초등교에서 방과 후 수업 교재로 활용될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기능성 게임에 관한 보다 자세한 아이디어는 미국 기능성 게임업체 ‘게임스 포 체인지(Games for Change)’ 한국 홈페이지(g4c.korea.com)에서 얻을 수 있다.
"게임=중독이라는 고정관념 확 바꿨어요"
성남=손정호 인턴기자
wilde18@chosun.com
2010 기능성 게임 개발 캠프, 비만·흡연 등 건강 주제로 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