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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박8일간 한국을 체험하며 나의 뿌리를 알게 됐어요~”
지난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시티에 조선족 어린이 20명이 모였다. 중국 연변과학기술대학이 주최한 ‘제12회 소년아동 백일장대회’ 입상자들이었다. 5월 22일 열린 이 대회는 조선족 어린이들의 우리말 글쓰기 실력을 뽐내는 자리로, 중국 조선족자치기구의 대표적 행사 중 하나다. 지난 21일 한화63시티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이들은 출국 하루 전인 이날 한자리에 모여 각자 경험한 모국에서의 기억을 떠올렸다. -
‘아침은 즐거움이고 희망이다’란 글로 대상을 받은 김혜진(룡정실험소학교 6년) 양은 “남산 N타워에 올라 서울을 둘러보고 한강유람선에서 아름다운 서울 야경을 구경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따뜻한 미소로 맞아주고 머리도 쓰다듬어줬다”며 한국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중국 연길시에서 온 강환령(신흥소학교 4년) 양은 “(견학지 중 한 곳이었던) 충북 한화 부강공장에서 멋진 제품을 만들어 세계로 수출하는 아저씨들이 멋있었다”며 수출 강국 한국을 자랑스러워했다. 김근조(령정실험소학교 4년) 군은 “에버랜드·국립중앙박물관·청남대 등 한국에서 본 모든 걸 평생 기억하겠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소감문 낭독에 이어진 장기자랑 시간엔 어린이들의 숨겨진 끼를 엿볼 수 있었다. 고학년 어린이들은 차분하게 동요 ‘고향의 봄’을 부르며 조선족의 역사와 뿌리를 더듬었다. 저학년 어린이들은 아이돌그룹 소녀시대의 노래 ‘GEE’를 깜찍한 율동과 함께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
수상자들과 함께 방한(訪韓·한국을 방문함)한 중국 ‘소년아동잡지’ 김선화(43) 편집장은 “텔레비전으로만 봤던 한국의 발달한 모습을 접해 그런지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것 같다”며 “이들에게 이번 한국 체험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63시티 사회공헌 담당 오해균(39) 씨는 “조선족 어린이들이 예상 외로 한국에 관심이 많아 깜짝 놀랐다”며 “경복궁에서 몇 명의 왕이 살았는지, 선덕여왕은 어디서 지냈는지 물어보는 바람에 당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의 김종관 씨는 “소년아동 백일장대회는 조선족 어린이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리려는 연변과학기술대의 꾸준한 노력으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10월엔 조선족 중·고교생 백일장 수상자도 한국 땅을 밟을 예정이다.
"한국에서의 7박8일, 평생 기억할거예요"
손정호 인턴기자
wilde18@chosun.com
'소년아동 백일장' 입상 조선족 어린이들, 신나는 모국 나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