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는 짝과 함께하는 놀이"
손정호 인턴기자 wilde18@chosun.com
기사입력 2010.07.23 09:48

선생님은 말하고 학생은 듣는 '딱딱한 수업'은 금방 흥미 잃어

  • 나라를 초월해 널리 활용할 수 있는 영어교육 방법이 있을까? 있다면 어떤 걸까? 이와 관련해 최근 고려대 운초우선교육관에서 의미 있는 행사가 마련됐다. 지난 20일 고려대학교 영어교육연구소 주최로 열린 조지 숄츠 미국대사관 영어교육관 특강이 그것.

    조지 숄츠 교육관은 1973년부터 20년 넘게 아시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영어를 가르쳐왔다. 이날 강연은 그가 만든 '영어를 어떻게 가르칠까?(Shaping the Way We Teach)’란 교육용 영상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 영상은 아시아와 중동 국가의 초등학생과 기초 영어교육을 받는 여성들의 모습을 통해 '가장 성공적이고 효율적인 영어 교육법'을 14개 내용으로 묶어 정리한 것이다. '학생과의 피드백(학생이 잘 이해했는지 선생님이 물어보는것)', '비판적이고 창의적으로 생각하기' 등을 주제로 외국 어린이들은 어떻게 영어를 공부하는지 알 수 있도록 구성한 게 특징이다.

    조지 숄츠 교육관은 강의 도중 그림 한 장을 칠판에 붙였다. 언뜻 보면 오리 같고 언뜻보면 토끼 같은 모습을 한 상상의 동물 그림이었다. 강의를 듣는 사람들은 조지 교육관이 이끄는 대로 그림을 보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를 영어로 자유롭게 말해보는 연습을 했다.학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생각하는 능력을 기르게 한 후 이를 영어로 표현해보는 연습이었다.

    이어 그는 수강자를 몇 개의 그룹으로 나눠  ‘하우아유?(How are you?)’ ‘파인,생큐!(Fine, thank you!)’등 간단한 인사 대화를 익히도록 했다. 그런 후 처음 몇 번은 두그룹 다 두 문장을 모두 말하게 하고, 다음 번엔 한 그룹이 앞의 한 문장만을, 다른 한 그룹은 뒤의 한 문장만을 각각 말하게 했다. “이런 방법은 대화를 기본으로 하는 실용 영어를 효과적으로 배우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날 강의에 참석한 강지혜씨(27세·고려대 교육대학원 초등영어교육 전공)는 “현재 초등학교 영어교육은 너무 시험중심”이라며 “수업방식과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영어 간 격차가 큰 게 가장 문제”라고 말했다. 행사를 주최한 정태구 고려대 영어교육연구소장(영어 교육과 교수)은 “초등 영어교육은 단순히 교과서에 의존하기보다 시각이나 음성·그림·도구·노래·동작 등 다양한 방법과 매체를 이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조지 숄츠 美대사관 교육관 '성공적 교육법' 특강

    영어공부, 이렇게 해보세요!

    '짝을 짓거나 그룹으로 공부하기(Pair and Group Work)': 선생님은 말하고 학생은 책만 보는 방법은 효과적이지 않아요. 친구들, 선생님과 공부하며 논다고 생각하면 돼요. 원래 게임도 혼자 하는 것보다 짝을 짓거나 그룹을 정해 하는 게 훨씬 재밌잖아요.

    '학생과의 피드백(Learner Feedback)': 수업이 끝나면 공부도 끝일까요? 아니에요. 수업이 끝난 후엔 수업 내용을 내가 잘 이해하고 있는지 선생님과 대화를 나눠야 해요. 그래야 내게 모자란 부분이 뭔지 알 수 있죠.

    '비판적이고 창의적으로 생각하기(Critical&Creative Thinking Skill)': 영어로 대화할 때 ‘사과(apple)’나 ‘오렌지(orange)’ 같은 사물명사도 쓸 줄 알아야 하지만 ‘사랑(love)’ 이나 ‘우정(friendship)’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명사도 쓸 줄 알아야 해요. 그래야 자신만의 생각을 보다 풍부한 표현으로 말할 수 있답니다.

    자료·사진: 고려대 영어교육연구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