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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개장 이틀째를 맞은 성남시청(경기 성남시 중원구) 내 ‘하늘북카페’를 찾아갔다. 동관 건물 입구에 있는 작은 표지판을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으로 올라가자 탁 트인 전망의 아늑한 공간이 펼쳐졌다.
하늘북카페는 성남시가 19일 옛 시장 집무실을 북카페로 새로 단장해 시민들에게 개방한 314㎡(95평) 규모의 독서·휴게공간이다. ‘하늘북카페’란 이름은 공모(公募)를 통해 탄생했다. 100여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으며 보유 장서는 약 9000권. 이 중 1700여 권은 어린이책이다. -
겉보기엔 여느 도서관과 비슷하지만 하늘북카페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카페’란 이름에 어울리게 핫초코나 원두커피 등 음료를 마시며 독서를 즐길 수 있다는 것. 원상연 군(성남 야탑초등 5년)은 “공부도 하고 책도 보면서 맛있는 핫초코를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라며 활짝 웃었다. 핫초코와 원두커피 이용료는 500원. 수익금 전액은 시 복지사업에 쓰인다. 별도 공사 없이 예전 시장 집무실 인테리어를 그대로 사용한 점도 특이하다.
하늘북카페를 찾은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을 찾은 노정희 씨(47세)는 “깔끔하고 이용하기 편리해 맘에 든다”며 “아이들과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공간을 찾아서 좋다”고 말했다. 김영운 군(성남 하탑초등 5년)은 “넓은 공간에 책이 많고 특히 만화책도 있어 자주 오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이용객은 몇 가지 아쉬운 점을 얘기했다. 천진희 씨(40세)는 “아이들이 혼자 대중교통을 이용해 오려면 불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동진 씨(66세)는 “건물 1층 안내표시가 많지 않아 찾아오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성남시청 기록물관리팀 김성수 팀장은 “예전에도 청사 내에 도서관이 있었지만 하늘북카페는 어른 공간과 어린이 공간을 분리해 어른들은 조용하게, 어린이들은 즐겁게 책 읽을 수 있도록 한 게 차이점” 이라고 말했다. 성남시청 총무팀 이희영씨는 “어린이책 구입을 지속적으로 늘려 어린이들이 더 많이 찾을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했다.
하늘북카페를 찾아가려면 성남시청 음악분수대 옆 전용 승강기를 이용하면 된다. 평일(월~금)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말(토·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모든 책은 카페 안에서만 읽을 수 있고 빌려갈 순 없다.
책 보고, 핫초코 마시고…도서관이야? 카페야?
성남=김지혜 인턴기자
april0906@chosun.com
성남시청 '하늘북카페', 장서 9000권…어른·어린이 공간 분리해 호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