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반 친구 모두가 꼬마 문인화가예요"
조찬호 기자 chjoh@chosun.com
기사입력 2010.07.16 09:41

인천 삼산초 5학년 7반 전원 미술대회 입상 쾌거

  • 한 반 어린이 30명 전원이 미술대회에서 대상과 우수상을 포함해 모두 입상해 화제다.

    주인공은 인천 삼산초등학교(교장 김철구) 5학년 7반 어린이들. 이 반 어린이들은 인천미술협회에서 주최한 학생미술 실기대회에 참가해 지난 13일 전원 입상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기적 같은 성적은 담임 권경자 선생님의 그림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인천 삼산초등학교 5학년 7반 어린이들이 저마다 학생미술 실기대회에서 받은 상장을 자랑하고 있다. / 삼산초등 제공
    ▲ 인천 삼산초등학교 5학년 7반 어린이들이 저마다 학생미술 실기대회에서 받은 상장을 자랑하고 있다. / 삼산초등 제공
    권 선생님은 20여년간 서예와 문인화(文人畫·전문적인 직업 화가가 아닌 시인, 학자 등이 취미로 그린 그림)를 그리며 전국 규모의 공모전에서 대상을 비롯해 여러 차례 수상 경력이 있는 작가다. 초등학교 미술 교육과정에 우리 고유의 회화인 문인화를 가르치고 배우는 시간이 없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던 권 선생님은 15년 전부터 담임을 맡은 반 어린이들에게 아침 자습시간, 방과 후 시간을 쪼개 그림을 가르쳐왔다.

    권 선생님은 “아이들이 먹색의 다양함을 깨닫고 먹과 물을 다루면서 즐겁게 그림 그리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미술의 밝은 미래를 느낀다”면서 “문인화 교육은 그림 실력을 키워줄 뿐만 아니라 집중력을 기르고 인성을 지도하는 데도 도움이 돼 힘들어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반 오성하 군은 “처음 그림을 배울 때는 ‘새까만 먹’만 생각하고 귀찮아했는데 삼묵법을 배우면서 먹색이 멋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하얀 화선지 위에 붓으로 그림을 그릴 때면 마음이 침착해지고 자연을 관찰하는 습관도 생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