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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김모씨는 고민이 많다. 두 딸이 이제 초등학교 3학년, 5학년인데 똑같이 용돈을 줘도 다르게 돈을 쓰는 것이다. 큰 딸은 한번 자기 주머니로 돈이 들어가면 절대 돈이 나오지 않는 짠순이다. 반대로 둘째 딸은 용돈 타는 날이 용돈 떨어지는 날이다. 둘째 딸에게 언니와 비교하며 잔소리를 퍼붓는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마음 한구석으로는 큰 아이의 수전노 습관도 걱정스럽다. 둘째의 경제관념에 감정적으로 화를 내다 본의 아니게 큰 애의 수전노 습관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용돈을 안 주자니 정답이 아닌 데다 아이들의 성화에도 견디기 힘들 것 같다.
경제교육의 중요성에 점점 많은 부모들이 공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경제교육을 금융 지식교육 혹은 돈을 버는 교육으로 오인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문제다.
오히려 제대로 된 경제교육은 인성교육과 맞닿아 있다. 또 학교에서 배우기 전에 부모가 가정에서 일상적으로 잘 교육시켜야 한다. 가정에서 이뤄져야 할 경제교육의 핵심은 용돈을 주는 것에서 시작되고 용돈을 잘 관리하게 하는 것에서 완성된다.
그런데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의 용돈주기에 대해 몇 가지 오해를 하고 있다. 가장 큰 오해는 일정한 시기에 일정한 금액의 돈을 주는 것이 용돈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물건은 부모들이 사주고 용돈은 그저 쓰고 싶은 것에 쓰거나 혹은 무조건 안 쓰고 저축만 하라는 개념으로 용돈을 주는 것이다. 이런 경우 용돈을 통해 아이들이 돈에 대한 개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사례의 첫째 딸은 자신의 돈은 철저히 아끼지만 필요한 물건을 사는 데 있어서 부모에게 많이 의존한다. 물건을 아껴 쓰는 것도 아니다. 결국 돈을 안 쓰고 잘 모아서 대견한 듯 하나 잘 쓰는 법을 모르고 내 것만 아끼는 이기적인 경제 습관을 가질 수 있다. -
둘째 딸의 잘못된 돈 씀씀이 습관 또한 부모의 잔소리로 해결되지 않는다. 욕구를 참는 것은 스스로의 내적 동기부여에 의한 자발적 의사결정으로 이뤄지는 것이 가장 좋다. 부모의 잔소리는 욕구 통제를 하지 않는 자신의 문제를 부모에게 핑계를 대게 만들 뿐 아니라 설사 잔소리를 잘 듣는다 하더라도 자발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욕구를 잠시 억누르고 있는 것일 뿐 통제하는 것이 아니다. 억눌린 욕구는 어느 순간에 폭발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당장 말 잘 듣는 아이를 너무 좋아할 일이 아니다.
[제윤경의 자녀 경제교육법]용돈의 개념부터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