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카로 사랑을 노래해요"
김시원 기자 blindletter@chosun.com
기사입력 2010.07.13 09:36

부천지역 팝콘 연주단

  • 음악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어린이들이 있다. 뛰어난 하모니카 연주실력을 바탕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팝콘 하모니카 연주단’. 옥수수를 빼닮은 하모니카 소리가 울려 퍼질 때마다 사랑과 행복도 팝콘처럼 ‘팡팡’ 터져나가라고 붙인 이름이다.

    경기도 부천지역 10여 개 초등학교 어린이 40명으로 구성된 팝콘 연주단이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한 건 2004년. 같은 문화센터에서 오랫동안 함께 하모니카를 배워온 어린이들이 자신들의 재능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며 마음을 모은 것이다.

  • '팝콘 하모니카 연주단' 어린이들이 야외 공연을 펼치고 있다.
    ▲ '팝콘 하모니카 연주단' 어린이들이 야외 공연을 펼치고 있다.
    처음 문을 두드린 곳은 부천 시내 보육 시설인 ‘새소망의 집’이었다. 이곳 어린이들에게 직접 하모니카를 가르쳐주고자 했지만, 새소망의 집 어린이들은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 또래 친구들에게 1대1로 악기를 배우는 게 영 불편했던 것. 팝콘 어린이들도 어색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매월 첫째 주와 셋째 주 일요일이면 팝콘 어린이들은 어김없이 새소망의 집을 찾아갔고, 그렇게 서로 얼굴을 익히며 어린이들은 차츰 가까워졌다. 이듬해부터는 팝콘 어린이들과 새소망의 집 어린이들이 매년 ‘정기 연주회’를 열어 우정을 다지고 있다.

    2006년부터는 매월 한 차례 부천 순천향병원에서 ‘로비 공연’도 열고 있다. 클래식·가요 등 다양한 곡을 연주하지만 ‘돌아와요 부산항에’나 ‘소양강 처녀’ 같은 트로트가 가장 인기란다. 이 밖에도 지역 노인복지단체와 사회복지관 등에서 꾸준히 봉사 공연을 펼치고 있다.

    팝콘 멤버 이승현 양(부천 상인초 5년)은 “몸이 편찮은 어르신들이 우리 공연을 보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뿌듯하다”면서 “새소망의 집에 가는 것도 봉사하러 간다는 의무감보다는 보고 싶은 친구들을 만나러 간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