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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성큼 다가왔지만, '이번 방학에는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를 두고 여전히 고민하는 엄마들이 많을 터이다. 우등생 엄마들은 방학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고수 엄마들의 여름방학 계획을 들어보고 우리 아이 방학계획을 알차게 세워보자.
◆1학기 복습과 2학기 예습은 필수
대개 엄마들은 저학년 때는 몸으로 느끼는 체험학습을, 고학년에는 교과 학습에 신경을 썼다. 초등 5학년 자녀를 키우는 김병순(39·서울 송파동)씨는 “저학년 때는 예체능교육과 체험학습을 주로 시켰다. 하지만 고학년이 되면서 교과 수준이 높아져 공부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초등 5학년 자녀를 둔 김윤근(41·서울 일원동)씨는 수학 연산을 집중적으로 연습시킬 계획이다. 그는 “연산은 방학마다 보강했는데, 이번 분수의 통분, 약분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래야 6학년 올라가서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다”고 전했다. 4학년 자녀를 둔 이희진(39·경기 고양 일산동구)씨는 이번 방학부터 수학학원에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고학년이 되자 엄마표 공부로만 가르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는 “학기가 시작되고 나서 학원에 보내기보다 방학 때부터 보내서 미리 적응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반대로 임채순씨(36·서울 중계동)는 여름방학을 앞두고 그동안 보냈던 영어학원을 끊었다. 영어학원 과제가 지나치게 많다 보니 과목 간 불균형이 생겼기 때문이다. -
“영어 때문에 다른 과목에 신경을 쓰지 못하니까, 아이가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잃었어요. 영어학원을 끊고 수학 공부 시간을 만들기로 했죠. 대신 좋은 문제집을 하나 사서 방학 동안 집에서 영어 문법과 독해를 공부할 예정이에요.”
여름방학에는 2학기 예습도 필수이다. 진도를 빨리 나가는 선행학습보다는 2학기에 배울 내용을 미리 한 번 훑어보는 식이다. 김윤근씨는 “국어, 사회, 과학 교과는 2학기 교과서에 나올 용어를 미리 익히도록 관련 도서를 읽힐 생각”이라고 밝혔다. 2학기 예습만큼이나 1학기 복습도 중요하다. 남윤정 한솔교육 초등개발팀장은 “가장 좋은 2학기 준비는 지난 학기 교과서를 다시 보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기 중에는 시간이 없어 가르치지 못한 것도 방학 중에 가르친다. 김윤근씨는 학교에서 하는 방과 후 수업으로 컴퓨터를 가르칠 계획이다. “게임 외에 컴퓨터의 다양한 활용법을 알려주고 싶고, 또 올해 중3인 첫째가 중1 기술가정 교과에서 컴퓨터가 가장 어려웠다고 말해 미리 가르치려고 한다”고 전했다. 김병순씨는 방학 동안 아이가 자기 생각을 키우고, 말로 표현하는 시간을 갖게 할 계획이다. 꼭 학원에 가서 토론수업을 받지 않아도 친한 친구 2~3명을 모아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게 하는 식이다.
◆독서와 체험활동 연계시키면 더욱 효과적
방학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바로 ‘독서’이다. 이희진씨는 아침마다 아이를 학교 도서관에 보내기로 했다. 이씨는 “아이가 늘 좋아하는 책만 읽으려고 해서 4학년 목표를 ‘위인전 읽기’로 정했다. 여름방학에도 위인전을 읽고 독서기록장을 쓰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초등 3학년, 1학년 두 자녀를 키우는 이수빈 웅진씽크빅 미래교육팀 과장은 “교과서에 ‘바다’가 나왔다면, 바다와 관련된 책을 읽고, 실제로 바닷가로 체험학습을 가는 식으로 교과 학습과 독서, 체험학습을 연계하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방학활동에는 체험학습도 빠트릴 수 없다. 저학년 때는 생태·농촌체험, 고학년 때는 역사·문화체험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초등 5학년 자녀를 둔 남윤정 팀장은 “방학마다 보통 2박3일 일정으로 자연생태 계열 체험학습과 과학·영어·역사 등 교과 관련 체험, 두 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학교에 다닐 때처럼 규칙적으로 생활하게 하는 습관도 길러줘야 한다. 이수빈 과장은 “아침 기상 시간만이라도 지키는 것이 좋다. 수영, 배드민턴 등 아이가 좋아하는 운동을 아침에 하게 하면 일찍 일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임채순씨 역시 지난해 여름방학에 ‘7시 기상. 학교처럼 오전 3교시 공부하기’라는 계획을 지키게 했다.
“아침 7시에 일어나 9시부터 책상에 앉고, 45분씩 3교시 동안 책을 읽거나 방학숙제, 수학 공부 등을 하게 했어요. 아침 시간을 규칙적으로 보내니, 아이가 오후시간을 훨씬 여유롭게 보낼 수 있었죠.”
방학 계획을 세울 때는 아이 의견도 존중해 줘야 한다. 김병순씨는 “아이가 원하는 것을 다 들어줄 수는 없지만, ‘나는 ~을 하고 싶다’는 목록을 적고, 왜 하고 싶은지 그 이유를 말하게 한 다음 대화를 충분히 나눈다. 그래야 아이와 의견충돌이 일어나지 않고, 무엇을 하든 학습효과도 높아진다”고 조언했다.
교과 예·복습은 기본… 학교 다닐 때처럼 규칙적 습관 길러줘야
오선영 맛있는공부 기자
syoh@chosun.com
고수 엄마에게 듣는 방학계획 세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