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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최후의 승자는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와 ‘무적함대’ 스페인 간 한 판 대결로 가려지게 됐다.
스페인은 8일 오전(이하 한국 시각) 독일과의 준결승에서 1대0으로 승리, 하루 앞서 우루과이를 3대2로 누르며 4강전을 마친 네덜란드와 이번 대회 결승행을 결정지었다. 두 팀은 세계 정상급 전력을 갖추고도 아직 월드컵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한 ‘무관의 제왕’들. 지금껏 18차례 대회를 치르며 브라질(5회)·이탈리아(4회)·독일(3회)·아르헨티나·우루과이(이상 2회)·잉글랜드·프랑스(이상 1회) 등 7개국에만 왕좌(王座)를 내줬던 월드컵은, 이로써 8번째 챔피언국 탄생을 앞두게 됐다. 12일 오전 3시 30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다.
두 팀 간 대결은 화려한 공격력보다 오밀조밀한 조직력 위주가 될 전망이다. 네덜란드나 스페인 모두 이번 대회 주류로 자리 잡은 ‘실리축구’를 구사하는 팀이기 때문이다. 이는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득점 기회를 노리다 한 방에 상대 골문을 열어젖히는 경기운영 방식으로, 아무리 쉬운 상대라도 무리한 공격 대신 틈을 노린다. 실제 네덜란드는 본선 6경기에서 12득점 5실점을 기록했는데, 이 중 5경기를 한 골 차로 이겼다. 스페인의 경우엔 고작 7골로 결승까지 올랐다. -
하지만 ‘상대 요리법’에서는 두 팀 간 차이가 드러난다. 네덜란드는 기동력을 바탕으로 빠른 공수전환을 무기로 하는 반면, 스페인은 중원에서의 아기자기한 패스로 득점 기회를 만들어가는 팀이다.
베슬러이 스네이더르(네덜란드)와 다비드 비야(스페인)가 벌이는 득점왕(골든슈) 경쟁도 이번 경기의 또 다른 볼거리다. 두 선수는 나란히 5골씩을 기록,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만약 둘 중 한 사람의 발끝에서 터져 나온 골이 팀의 우승까지 이끌 경우, 대회 최우수선수상(골든볼)까지 예약돼 있어 두 선수 간 대결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적함대 vs. 오렌지군단… 남아공 최후의 대결!
우승봉 기자
sbwoo@chosun.com
12일 새벽 월드컵 결승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