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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이 6명 뿐인 섬마을 분교가 ‘유도 명문’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경남 통영 원량초등학교 연화분교가 자리잡은 연화도는 통영항에서 뱃길로 32km 떨어진 욕지도의 부속섬 중 하나. 주민은 200여 명에 불과하며, 중학교에 진학하면 배를 타고 욕지도 본섬으로 통학해야 하는 낙도다. -
연화분교에 유도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3월. 유도 5단의 이일웅 선생님은 부임하자마자 빈 교실에 헌 매트를 깔아 연습장으로 꾸몄다. 그렇다고 거창한 목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아이들의 살을 빼주고 싶었을 뿐이었다. 이 선생님은 “아이들이 생선을 많이 먹고 운동을 제대로 안해서 그런지 비만이었다”면서 “살을 뺄 방법을 찾다가 유도를 가르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아이들은 선생님을 잘 따라왔다. 매일 수업 전 1시간, 수업을 마친 오후 2시간, 저녁 2시간씩 하루에 4~5시간씩 만만치 않은 훈련이 이어져도 열심히 유도기술을 익혔다. 유도 이외에 딱히 다른 할 일이 없는 것도 한 이유였다. 그리고 시험삼아 나간 경남교육감배 체급별 유도대회에서 3명이 1등, 2명이 2등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창녕군수배 전국유도대회에도 5명이 출전해 4명이 1등을 하는 빼어난 성과를 거뒀다. 특히 올해엔 6학년 이평안 군이 경남대표로 선발돼 다음달 대전에서 열리는 소년체전 초등 53kg 이하급에 출전하게 됐다. 연화분교 이일웅 선생님과 전교생은 지난 2일 열린 고영진 경남교육감 취임식에 특별초대돼 큰 격려를 받기도 했다.
이 선생님은 “처음에는 아이들 살을 빼고 낙법 하나라도 가르치면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잘 따라줘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어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전교생 6명 모두 유도에 푹~빠졋어요"
류현아 기자
haryu@chosun.com
통영 연화분교, 교육감배 대회서 1등 3명·2등 2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