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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생한 초등학생 대상 성폭력 사건으로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의 한 초등학교가 학생·학부모·학교 및 지역 유관기관들과 합심해 세계적 수준의 ‘안전학교’를 만들어가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 성산초등학교(교장 김진향)는 서울시 최초, 전국에서는 두 번째로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안전학교’로 공인받고 22일 오후 선포식을 가졌다. ‘국제안전학교’는 WHO국제안전공인센터의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해야만 받을 수 있는 인증. 국내에서는 수원 정자초등에 이어 성산초교가 두 번째이며, 세계적으로도 27개교에 불과하다.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성산초등의 노력은 2년 만에 결실을 보았다. 지난 2005년 서울시의 국제안전도시사업 시범구로 선정된 마포구가 2008년부터 지역 내 5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시범학교를 운영했고, 그중 성산초등이 이번에 국제공인을 받게 됐다. -
성산초등의 ‘안전 그물망’은 파고들 틈이 없이 촘촘하게 짜여 있다. 그중 단연 돋보이는 것이 삼중 사중으로 조직된 ‘인적 안전망’. 이 학교 어머니들은 안전사고 및 성폭력·유괴 등의 위험요소를 사전 예방하기 위해 회원 수 95명의 ‘안전둥지회’를 조직, 매일 하교시간(오후 2시 30분~4시 30분)마다 교내·외 취약지역을 돌며 자녀들의 안전을 챙긴다. 학교 앞 교통안전을 위한 녹색어머니회의 활동은 기본. ‘배움터지킴이’ ‘안전 지킴이집’ ‘학교 주변 CCTV’ 등 시교육청 지원사업도 꼼꼼히 챙겨 실효성 있게 운영한다. 여기에 경찰과 지역사회도 힘을 보태, 학교 주변 순찰을 강화하고 노인복지관 어르신들의 ‘실버캡’이 조직돼 등·하교 안전지도에 나서면서 학교 주변은 물샐 틈 없는 안전지역으로 거듭났다.
스스로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어린이들도 적극 동참했다. 4~6학년 어린이들로 구성된 안전대원 ‘S(Safety)-Guys’는 수시로 학교 안전을 점검하고 안전 캠페인을 벌이며, 안전 관련 소식을 친구들에게 전하는 ‘안전 전도사’ 역할을 자청했다. 학교는 ‘성 안전교육’ ‘유괴 예방 교육’ ‘범죄 예방 교실’ 등을 운영해 학생들의 안전의식을 수시로 자극시키기도 했다.
김진향 교장 선생님은 “어린이들의 교내·외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요즘 학교와 학생, 가정과 지역사회 모두가 하나 돼 이를 지켜내는 노력이 그 해결을 위한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학교는 완벽한 안전지대"
우승봉 기자
sbwoo@chosun.com
서울 성산초, 국내 두 번째 '국제안전학교' 선정
학부모-경찰-사회 연계해 틈 없는 안전망 갖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