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전무퇴<싸움에 임해서는 물러남이 없다> 각오… 반드시 16강 간다"
우승봉 기자 sbwoo@chosun.com
기사입력 2010.06.21 23:48

내일 새벽 나이지리아전… 박주영·염기훈 투톱 가동

  • ‘56년의 꿈이 이뤄질 것인가.’ 우리나라 월드컵대표팀은 23일 오전 3시 30분(이하 한국 시각) 더반 모세스마비다 스타디움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새로운 한국 축구사를 써내려간다. 상대는 ‘슈퍼이글스’나이지리아. 지난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 첫 출전한 이후 단 한 번도 실현하지 못한 ‘원정 16강’의 해묵은 숙제를 풀기 위해 허정무 감독은 중국의 고전 ‘사기(史記)’에 나오는 ‘파부침주(破釜沈舟·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배를 가라앉힌다)’란 사자성어를 꺼내들었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는 만큼 배수진을 치고 마지막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것이다.

    ▲아프리카 전통 강호, 약점(측면)을 파고든다

    나이지리아는 1994년(미국)과 1998년(프랑스) 월드컵에서 2회 연속 16강에 오르고, 1996년(애틀랜타)과 2008년(베이징) 올림픽에서 각각 금·은메달을 목에 건 아프리카의 전통 강호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아르헨티나(0대 1)와 그리스(1대 2)에 연속으로 패하면서 조별리그 탈락위기에 놓여 있다. 오른쪽 날개인 사니 카이타가 그리스전 퇴장으로 이번 경기에 나설 수 없고, 왼쪽 수비수인 타예 타이워와 우와 에치에질레가 부상 중인 점도 우리에겐 기회다. 단 주 공격수 야쿠부 아이예그베니 등의 폭발적인 스피드와 개인기를 앞세운 공격엔 상당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박지성·이청용 ‘뚫고’, 박주영·이동국 ‘쏜다’

  • 허정무 감독은 나이지리아전 필승전략으로‘4-4-2 전형’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박지성·이청용을 좌·우 미드필더로 놓고 부상으로 헐거워진 상대 측면을 파고든 뒤 득점 기회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해결사로는 ‘공격의 쌍두마차’박주영과 염기훈이 나선다. 후반엔 이동국을 염기훈과 교체 투입해 상대 골문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 미드필더에는 김정우·기성용, 포백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이영표·이정수·조용형·차두리가 포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골문은 정성룡이 지킨다.

    ▲‘16강 고지’엔 ‘8강행 가능성’도 보인다

    16강 고지를 넘으면 8강행에 더욱 가속이 붙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태극전사들이 16강에 진출하면 A조와 맞붙게 되는데, 현재 전적으로 볼 때 우루과이나 멕시코 중 한 팀과 맞닥뜨릴 확률이 높다. 우리나라와 우루과이의 역대 전적은 4전 4패. 멕시코와는 4승2무5패로, 최근 4경기에서는 2승2무(승부차기 승리는 무승부)로 우리가 앞선다. 두 팀 모두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라는 것이다.

    여기에 16강전이 열릴 포트엘리자베스는 태극전사들이 지난 그리스전을 치른 곳. 승리의 기운과 함께 그만큼 익숙한 환경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