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 월드컵 이모저모
우승봉 기자 sbwoo@chosun.com
기사입력 2010.06.15 09:52
  •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개막 나흘째인 14일(이하 한국 시각), 한껏 달아오른 월드컵의 열기만큼이나 그 뒤에 숨겨진 갖가지 이야기들이 연일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본 경기만큼 재미난 ‘남아공발(發) 뒷이야기’를 모았다.


    메시 "한국은 빠르고 위험한 팀"

  • ○…우리나라 대표팀이 14일 베이스캠프인 루스텐버그로 돌아와 회복훈련에 돌입한 가운데, 2차전 상대인 아르헨티나의 ‘공격 핵심’ 리오넬 메시<사진>가 우리 대표팀을 “빠르고 위험한 팀”으로 평가했다. 메시는 이날 팀 훈련 뒤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그리스 간 경기를 봤느냐?’는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 경기에 집중하느라 몇 분밖에 보지 못했지만, 공수 전환의 속도가 빠른 강한 팀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B조 최대 라이벌이 한국인가?’라는 아르헨티나 취재진의 질문에는 “우리의 라이벌은 오직 우리뿐이다. 우리 스스로만 잘 지키면 된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고.

    "부부젤라 때문에 귀먹을 지경… 사용 금지해야"

    ○…남아공 축구팬들의 필수 응원도구 ‘부부젤라’가 각국 선수들의 ‘공공의 적’으로 지목되고 있다. 소음도(140db)에서 기차(110db)를 넘어서는 이 강력한 나팔 수천 대가 경기마다 쉬지 않고 울려대자 선수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것.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는 “경기에 집중할 수가 없다. 많은 선수가 부부젤라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파트리스 에브라(프랑스)는 “사람들이 오전 6시부터 부부젤라를 불어대 잠을 잘 수가 없다”고 불평했다. 메시는 “귀머거리가 된 것처럼 들을 수 없어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이에 대니 조단 남아공 월드컵 조직위원장은 “부부젤라를 금지해야 할 이유가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며 금지 가능성을 내비쳤다.

    "허정무 감독, 히딩크식 용병술 구사해"

    ○…그리스전에서 이운재 대신 정성룡을 수문장으로 내세운 허정무 감독을 두고 ‘히딩크식 용병술을 구사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14일 “한국인 감독들은 보수적인 경향이 커서 나이와 경험에 무게를 둔다”면서 “하지만 허 감독은 본선 첫 경기에서 정성룡을 주전으로 내세우는 놀라운 결정을 내리면서 외국인 감독들의 성과를 계승하고 있음을 확실히 보여줬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또 “2002년 당시 히딩크 감독도 당시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보수적인 이들의 반발에 부딪혔다”며 “한국이 16강 진출에 설령 실패한대도 허 감독의 선택은 한국인 사령탑이 해낸 가장 용기있는 변화로 기억될 것”이라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