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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전 승리의 뒤에는 이영표ㆍ이정수ㆍ조용형ㆍ차두리로 이어지는 철통같은 수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새로운 수문장 정성룡(25세ㆍ성남)의 무실점 선방이 눈부셨다.
정성룡은 전반 43분 그리스 최전방 공격수 테오파니스 게카스가 후방에서 길게 올라온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하려고 하자 한 발 먼저 달려나와 실점 위기를 넘겼다. 특히 후반 35분에는 게카스가 골대 정면에서 쏜 강력한 터닝 슛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막아 그리스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한국 수비수의 활약은 기록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볼 점유율은 50% 대 50%로 같았지만, 한국이 18개의 슈팅을 날려 2골을 넣은 반면 한국의 수비에 틀어막힌 그리스는 슈팅수가 6개에 불과했다. 유효 슈팅에서도 한국이 7대 2로 앞섰다. 특히 이영표(33세ㆍ알 힐랄)는 공ㆍ수를 넘나들며 영리한 경기 운영으로 상대 진영을 흔들어 놨으며, 차두리(30세ㆍSF 프라이부르크)는 강한 체력과 활발한 움직임으로 요주의 인물로 지목됐던 그리스 왼쪽 공격수 게오르기오스 사마라스의 공격을 완벽하게 차단했다. 사마라스는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후반 13분 드미트리오스 살핀기디스와 교체됐다. 네티즌들은 경기 직후 ‘차뿔소’ ‘차미네이터’ 등의 별명으로 부르며 수비수로 완벽하게 변신한 모습에 찬사를 보냈다.
성실성에서도 한국은 그리스를 압도했다. 그리스는 10㎞ 이상 뛴 선수가 미드필더 알렉산드로스 지올리스와 카추라니스 둘 뿐이었다. 반면 한국은 공격수 염기훈(수원), 이청용(볼턴), 미드필더 박지성, 김정우(광주), 수비수 차두리 등 다섯 명이 10㎞가 넘게 그라운드를 누볐다. 특히 염기훈은 양팀 선수 중 가장 많은 11.401㎞를 뛰며 공ㆍ수에서 활약했다.
"차뿔소·거미손 수문장…수비 빈틈 없었다"
조찬호 기자
chjoh@chosun.com
네티즌들 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