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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에게' 코너에 실린 '학제 1-6-3-3-4는 어떨까요?'를 읽었다. 내용에서 "만 5세와 만 6세는 발달이 현저히 다르기 때문에 만 5세아를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시키는 것보다는 1개 학년을 따로 두어 교육하는 것이 어떨까?"라고 조심스럽게 제시한 장 前 교장선생님의 의견에 동의 한다. 1개 학년을 따로 둔 나라는 미국으로, 유치원 학년(K학년)이라고 한다. 본인은 만 5세를 1학년으로 만들지 말자는 의견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K학년으로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는 것에는 반대한다. 만 5세는 발달상황이 만 3~4세 유아들과 비슷하다가 학년 말이 되어야 만 6~7세와 비슷해진다. 따라서 만 3~5세는 함께 유치원 환경에 두어 뛰어놀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초등학교에 조기 입학한 만 5세들을 보면 안쓰럽다. 몸과 마음은 놀며 배우고 싶은데 학교의 시설이나 교육과정이 버거워 위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신체적으로 큰 어린이들도 마찬가지이다. 이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제대로 적응하기 시작하는 것은 3학년이 지나서이다. 게다가 오랫동안 심리적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몇 명을 제외하고는 초등학교 다니는 내내 기가 죽어 있고 자기는 공부 못하는 아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자료에 의하면 그동안 미국은 만 5세를 유치원 학년으로 입학시켜 무상교육을 했었는데 2002년부터는 'Good Start Grow Smart'라는 법을 만들어 만 3~4세도 유치원에 입학시켜 무상교육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움직임이 많고 생활 경험 중심으로 배우는 만 5세를 3~4세와 함께 교육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유아기에 좋은 교육을 받게 하는 데 1달러가 든다면 커서는 6배나 더 많은 경비가 든다는 연구도 내놓았다.
초등학교 1학년 교사로서 더 큰 고민은 미래기획위원회가 앞으로 몇 년간 1학년 만 6세 아동에 만 5세아 25%를 포함시켜 교육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아이들이나 선생님 모두에게 힘든 일이다. 만 6세 아동들도 개인차가 큰데 하물며 개인차가 엄청난 만 5세 아동을 한 교실에서 교육하라니 어떻게 하란 말인가? 교육의 초점을 5세아에 맞추면 6세아들이 불이익을 받을 것이고, 6세아에 맞추면 5세아들이 적응을 못 할 텐데 말이다. 두 연령층 모두 손해를 보는 일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불이익이 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 갈 때, 취업을 할 때 지속적으로 따라다닌다는 점이다. 엄마들이 미래기획위원회가 발표한 만 5세 초등학교 취학 문제에 대해 "내 아이가 일생 기죽고 살아? 내 아이가 뭐 실험용인가?" 하며 불평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조기입학 만 5세들이 안쓰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