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초등생 최고 만화가"
조찬호 기자 chjoh@chosun.com
기사입력 2010.05.26 09:39

김수현·박두진 어린이, 부천 전국 만화 공모전 금상 수상

  • “해리포터나 나니아 연대기 같은 판타지 소설을 읽으면 머릿속에 이야기와 이미지가 떠올라요. 그리고 자연스레 종합장에 만화를 그리게 돼요.”(김수현)

    “학교에서 쉬는 시간이면 만화를 그려요. 제가 그린 만화를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책으로 만들고 싶어요.”(박두진)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주최한 ‘제11회 부천 전국 만화 공모전’에서 대전 버드내초등학교 4학년 김수현 양과 전북 서곡초등학교 3학년 박두진 군이 각각 고학년부와 저학년부 금상을 수상했다.

  • 환경오염을 주제로 다룬 김수현 양의‘그린 타운 연대기’(왼쪽)와 수학으로 인해 생기는 에피소드를 그린 박두진 군의‘에너자이저’표지.
    ▲ 환경오염을 주제로 다룬 김수현 양의‘그린 타운 연대기’(왼쪽)와 수학으로 인해 생기는 에피소드를 그린 박두진 군의‘에너자이저’표지.
    초·중·고등학생 1203명이 참여한 이번 대회에서는 만화가와 만화 전문인의 심사를 거쳐 총 118명의 수상자를 선정했다.

    디자이너가 꿈인 김수현 양은 이번 대회에서 시공간을 넘나드는 문을 발견한 주인공이 환경을 사랑하는 그린 타운으로 가 환경오염을 일삼는 블랙타운에 맞서 싸우는 모험담을 그린 ‘그린 타운 연대기’로 금상을 차지했다. 디자이너가 꿈인 수현 양은 3학년 때인 지난 2009년 저학년부 금상에 이어 올해 고학년부 금상을 잇달아 휩쓸어 초등 최고의 ‘만화가’임을 입증했다. 부모님이 모두 서양화를 전공해 자연스레 그림과 친해졌다는 수현 양은 “만화를 그리면 상상력이 늘고 이야기 구성을 하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능력도 길러져 좋은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수학 문제를 풀지 못하면 어린이를 노인으로 만들어버리는 ‘수학 공장’을 물리치기 위해 모험을 하는 건전지 모양의 주인공 ‘에너자이저’의 이야기를 그린 박두진 군은 장래 꿈이 만화가다. 쉬는 시간에 만화를 그리면 친구들이 곁에 와 보여달라고 조를 만큼 학교에서도 두진 군의 만화는 인기를 끌고 있다. 두진 군은 “이번 공모전에 출품한 ‘에너자이저’는 현재 3편까지 완성했는데 앞으로도 계속 그리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심사에 참가했던 빅뱅스쿨의 작가 홍승우 씨는 “수현 양은 초등학생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자신의 그림체가 탄탄하게 잡혀 있고 숨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이야기 구성이 인상적이었고, 두진 군은 수학이라는 딱딱한 소재를 교육적인 부분으로 풀어가고 자기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풀어가면서 이야기를 끌어간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