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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경기 안산초6)군은 책벌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제일 좋아하는 '먼 나라 이웃나라'부터 꺼내 든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것이 역사"란다. 책을 읽고 나면 숙제하고, 학습지를 펼쳐 그날 해야 할 분량을 반드시 끝낸다.
어머니 김교남(38)씨는 아이에게 공부를 강요한 적이 없다고 한다. 경호가 공부계획을 세우면 그저 조언해줄 뿐이다. 학원 대신, 바둑과 플루트를 배우고 마을 도서관에서 하는 '무료 논술교실'에 가게 했다. 주변 엄마들이 "학원 보내라"고 겁을 줄 때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방학 때는 아이 손을 잡고 박물관, 체험 학습장을 두루 찾았다.
똑소리 나는 그녀조차 여름방학을 앞두고 혼란스럽다. 경호가 내년에 중학교에 진학하기 때문이다. 솔직히 학원에 다니는 친구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초등 6학년 때 특목고에 갈지, 일반고에 갈지 정하라는 말도 들린다. 김씨는 "영어는 시작한 지 1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아 방학 동안 학원을 보내야 하는 게 아닌가 고민 중"이라고 했다.
◆여름방학, 영어 단어를 정복하자
교육전문가들은 굳이 학원에 보내지 않고도 얼마든지 방학 동안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구몬교육연구소 이순동 소장은 "방학 동안의 공부를 선행학습이 아닌, 그동안 배운 내용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학교에 입학해 영어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바로 어휘 때문입니다. 중학 영어는 대체로 기본 2000~3000개 단어를 이용한 어휘로 구성됩니다. 초등 6학년까지 1000개 단어를 익힌다는 목표로 배웠던 단어를 정리해 외워 보세요."
방학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서는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다.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사용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이 소장은 아버지가 퇴근해 집에 돌아왔을 때, 자녀가 그 날 목표를 제대로 달성했는지 체크해 줄 것을 권한다. 외운 단어를 퀴즈로 내고 답하는 형식이 아이의 거부감을 덜 수 있다.
또 하루치 외울 분량을 단어 카드로 만들어 침대 머리맡, 책상, 화장실 등 아이의 손길이 닿는 장소에 붙이도록 한다. 단어 노출 시간을 최대한으로 하기 위해서다.
◆ 듣기는 '잠자기 전 30분 규칙'
영어 듣기는 짧은 시간에 완성할 수 없다. 이번 방학부터 '잠자기 전 30분씩' 규칙을 세워 듣기를 습관화 시키자. 짧은 문장에서 긴 문장으로, 쉬운 내용에서 어려운 내용으로, 좋아하는 분야부터 반드시 알아야 하는 내용까지 자기 전 20~30분을 투자해 듣기 파일을 듣고 따라 읽는다. 조금 욕심이 생긴다면, 중학 교과서 듣기 파일을 구해 반복해서 듣게 한다. 아이의 귀가 열릴 때까지 반복을 거듭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문법을 빼놓을 수 없다. 언어학습에서 문법은 '뼈대'에 해당한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이 문법은 어렵다고만 여긴다. 그렇다면 스토리북을 이용해 보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난이도가 높은 책을 선정하면 거부감을 줄 수 있다. 한 페이지에 세 문장이 나오는, 초급 수준으로 시작한다. 책을 읽으면서 문장의 구조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고 독해 실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 문법 교재를 병행해 이용한다면 금상첨화이다. -
책벌레 경호의 독서 계획표 짜기
1. 독서 목표 정하기: 부모와 아이가 함께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토론하면서 동기를 부여한다.
2. 도서 선택, 목록 만들기: 읽기 쉽고 흥미를 끄는 도서부터 시작하자. 무슨 책을 어떤 순서로 읽을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3. 독서 시간 정하기: 일주일에 몇 번 읽을 것인지, 한 번에 얼마나 읽을 것인지를 아이의 수준과 독서 목적에 따라 정해야 한다. 매일매일 30분 이상 읽는 것이 적당하다.
4. 독서 계획 실천하기: 독서 계획표를 눈에 띄는 곳에 붙이자. 독서 계획표에는 날짜, 제목, 지은이, 읽은 페이지, 부모 확인란 등을 만들어 실천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5. 부모가 솔선수범하기: 도서관을 가거나 TV를 끄고 가족이 함께 책을 읽는 등 부모가 먼저 독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효과가 극대화된다.
6학년까지 영어 단어 1000개 암기 도전
여름방학 계획 짜기-초등고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