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요! 선생님] "스승의 날 선물을 돌려받았어요"
남미숙 선생님 (서울 동의초등 교감·교육학 박사)
기사입력 2010.05.17 09:35
  • Q. 6학년 여자 아이예요. 선생님께서 스승의 날 선물을 가지고 오지 말라고 여러 번 말씀하셨는데, 엄마는 그래도 선생님께 선물을 드려야 한다고 하셔서 내키진 않았지만 엄마가 포장해주신 선물을 선생님께 드렸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풀어보지도 않으시고 “고맙지만, 마음만 받을게”라며 돌려주시는 거예요. 창피한 생각이 들면서 엄마가 너무 원망스러웠어요.


  • 남미숙 선생님
    ▲ 남미숙 선생님
    A1. 선물, 주기도 어렵지만 돌려보내기는 더 어려워요

    가끔 받아서는 안 되는 선물을 받고 많이 망설여지는 때가 있어요. 이걸 받으면 일종의 청탁이 되고, 돌려보내면 상대방의 마음이 상할 텐데. 선물, 주는 것도 신경쓰이는 일이지만, 준 사람을 배려하면서 돌려보내는 것은 더 힘든 일이라는 걸 명심하세요. 당장은 마음에 걸리겠지만 과감하게 돌려보낸 선생님의 용기, 정말 훌륭한 선생님이시네요.

    A2. 엄마, 선생님이 마음만 받으셨어요

    ‘나는 선생님 생각을 존중해서 선물을 드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엄마가 억지로 떠맡기는 바람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 이렇게 생각하면 선생님과 내 생각을 무시한 엄마가 정말 원망스럽지요. 하지만 선물을 준비한 엄마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요즘 아이들 선생님 말씀도 제대로 듣지 않는데 선생님 얼마나 힘드실까? 이 선물이 위로가 됐으면’하는 마음이었을 거예요. 그런데 그런 배려가 고스란히 돌아와 버렸으니 엄마의 마음도 그다지 편하지는 않을 거예요. “엄마, 선생님이 선물 도로 가져가래요”가 아닌 “엄마, 선생님이 마음만 받으셨어요”라는 표현이 위로가 될까요?

    A3. 선생님이 우리 선생님이라서 정말 행복해요

    선물, 정말 애물단지네요. 그렇다고 선생님의 고마움을 건너뛴 스승의 날은 무미건조하지요. 하는 사람도 즐겁고 받는 사람도 고마운 선물 없을까요? 그래요. 우리 친구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마음의 선물’, 그게 답인 것 같아요. 그러니 이제 백화점에서 선물을 고르지 말고 내 마음속에서 골라 예쁘게 포장해 문자로 날려보세요. “선생님 감사합니다.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OO 올림”이라는 상투적인 표현보다는 “선생님이 우리 선생님이라서 정말 행복해요”라는 문자가 더 감동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