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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가 독서라는 사람들에게 최근에 읽은 책이나 지금 읽고 있는 책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는가? 대다수의 사람들이 더듬거리며 책의 내용을 다시 기억해내려 애쓴다.
물론 한 번 읽은 글을 다시 정확히 기억해낸다는 것은 사람의 뇌가 컴퓨터가 아닌 이상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여러 번에 걸쳐 읽은 글도 기억이 나지 않다거나, 교과서를 여러 번 읽으며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1. ‘읽기곤란’이란?
짧은 글은 잘 읽어도 긴 글이나 책이 잘 읽히지 않는가? 평균적으로 성인의 80%이상이 가벼운 난독 증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글을 잘 읽지 못한다고 무조건 ‘난독증(Dyslexia)’에 걸린 환자 취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읽기 장애’는 비교적 가벼운 ‘읽기곤란’ 증상에서 하나의 ‘병’으로까지 취급되는 ‘난독증'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읽기곤란(reading difficulty)은 읽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상 모두를 포함한다. 비문자적인 환경(문자 매체보다 TV, 영화 등의 영상 매체에 더 많이 노출되는 환경)이나 부적절한 읽기 태도(자세, 습관 교정) 등으로 기인하는데, 선천적인 문제보다는 외부 환경적인 요소가 중요 요인이 된다.
2. 읽어도 모른다?
현재 한국의 성인문맹률은 10%이하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낮다. 하지만 기계적으로 읽을 줄만 알지 줄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예를 들어, 전날 읽은 내용을 남에게 조리있게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또 책을 많이 읽었어도 학업성적이 오르지 않아 실망하는 학생이 있지는 않을까? 수능 언어영역과 논술고사의 긴 지문을 읽는 데 어지러움을 전혀 느끼지 않는 학생이 있을까?
3. ‘제대로 읽기’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읽기 곤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읽어야 할까? 제대로 읽기 위한 과정을 살펴보고, 각 단계에 맞는
◆ 제대로 읽기 위한 과정
▶ 투입(Input)
동시적으로 글의 내용을 파악해야 한다. 처음 읽기가 시작되는 단계라 꼼꼼하게 읽는 단계는 아니지만, 글의 전체 내용을 한꺼번에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 처리(Processing)
주의집중이 필요한 단계이다. 외부적 환경 요소(주변 소음, 산만한 태도)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단계이므로,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최대한의 집중력을 사용해야 한다.
▶ 부호화(Coding)
글의 내용을 자신에게 적합한 형태로 저장하여 기억하는 단계이다. 동시적이고 연속적인 처리를 요구한다. 또한 주어진 과제에 맞는 형태로 조정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 계획기능(Planning)
산출 단계 이전에, 어떻게 산출할 것인지를 계획하는 단계이다. 과제에 대한 판단과 결정을 요구하는 일상적인 활동으로서, 보다 쉽게 산출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 산출(Output)
읽은 내용을 다시 활용해내는 단계이다. ‘제대로 읽는 과정’의 마지막 단계로, 읽기의 목적이 되는 ‘평가’ 단계가 이 단계에 포함된다.
4. 실전에 적용하기
앞에서 살펴본 과정들은 제대로 읽기 위한 이론적인 내용이었다. 그렇다면 시험 등 실전에서 적용하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 핵심을 파악하고 논리적으로 추론하자
수능 언어영역에서는 생소한 문학 작품이나 난해한 비문학 글이 지문으로 출제되어 수험생에게 어려움을 준다. 이에 제대로 대비하기 위해서는 주의깊게 읽으면서 글의 핵심을 파악한 뒤, 논리적으로 추론하여 문제해결력을 높여가야 한다.
▶ 추론과정의 평가문제를 출제해보자.
수능 언어영역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비문학 독해에서는, 해석해야 할 문장이나 구절의 내용을 본문의 다른 문장을 통해 해석해 내는 독해력이 필요하다. 지문 내용을 사례나 다른 상황에 적용하기, 논지의 전개를 파악하기, 분석 ․ 종합하여 추리하기, 비판적 ․ 추론적으로 사고하기, 행간에 감추어진 의미를 유추하기, 주장의 근거 찾기 등의 과정을 연습해두는 것이 좋다. 이러한 추론과정에 해당되는 평가문제를 스스로 출제하여 답을 정리해보는 것도 유익한 방법이다. 문제를 구성할 때는 기출문제의 출제 유형과 연관짓도록 한다.
▶ 제한 시간 내에 단락별 주제문과 핵심단어 찾기
권장도서나 교과서, 수능 기출문제, 신문의 정치 ․ 경제면 등을 지문으로 활용하여 독해력을 배양하도록 한다. 교과서를 읽을 때는, 독서 전에 대단원 학습목표를 먼저 확인하고 독서 후에 학습활동과 문제를 중심으로 정리하도록 한다. 수능 언어영역 기출문제의 지문들만 별도로 모아서 글을 빠르고 정확하게 읽는 훈련을 하도록 한다. 제한시간 내에 단락별 주제문과 핵심단어들을 찾아 정리하고, 단어와 문장의 뜻을 빠르게 추정하는 감각을 갖추다보면 독해력이 저절로 높아질 것이다. 신문 기사는 시사쟁점을 파악할 수 있으며 앞에서 설명된 용어를 뒤에서 풀이해주고 있어서 독해력을 높이는 효과가 크다.
◆ 독후감과 마인드맵으로 내용을 정리해 보자
문학 작품을 읽은 후 인물, 사건, 배경 위주로 내용을 정리하거나, 비문학 작품을 읽은 후 독후감을 쓰는 것도 독해력 향상에 밑거름이 된다. 또, 글의 구조를 마인드맵으로 그린다거나, 인상적인 내용을 그림 이미지로 그리는 것도 독해력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다. 이러한 활동들은 읽고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입력된 사항을 스스로 분석하여 재생산함으로써, 독해력의 활용도를 높여준다.
5. 독해에도 길이 있다.
책을 많이 읽었어도 그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하고 시험점수도 오르지 않는 현상은 효율적으로 독해력을 높이는 연습을 하지 않아서 생긴다. 독해에도 길이 있고 규칙이 있으며 전략이 있다. 독해 훈련을 충실히 해나간다면 한 번 읽은 내용이 자양분이 되어 고득점이라는 풍성한 선물을 안겨다줄 것이다.
※ 맛있는리딩 언어연구소 연구원 신재범
독해력이 국․영․수 성적을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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