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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문화 조성과 시민 편의를 위해 시작된 공공장소의 무료 도서 대여가 일부 시민의 비양심적인 행동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무료 대여점을 설치한 2호선 서초역의 경우 현재 남아 있는 도서가 5권, 3호선 잠원역은 20여 권에 불과해 도서 대여점의 기능이 사실상 멈췄다. 3호선 교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역 관계자는 “지역 주민으로부터 책을 기증받아 만남의 광장에서 무료로 서가를 운영했으나, 계속되는 분실로 장서 수가 줄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곧 서가 자체가 없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 5~8호선은 잇따른 분실로 무료 도서 대여점 운영을 중단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시민의 양심에 맡겨 자율적으로 무료 대여점을 운영했으나 현실적으로 운영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역사 리모델링을 하면서 대여점을 없애고 수유방이나 생태 공원 등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포털 네이버와 한게임을 서비스하는 NHN은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와 함께 2008년 9월부터 매장 50곳에 매달 15권의 책을 비치하고 한 달 뒤 마을 도서관 170여 곳에 도서를 보내는 ‘지식인 서재’ 캠페인을 운영했다. 18개월간 매장에 비치된 도서는 총 2만5000여 권. 그러나 실제로 도서관에 전달된 책은 40%인 1만여 권에 불과했다.
"사라진 양심··· 빌려간 책 돌려주세요"
조찬호 기자
chjoh@chosun.com
공공장소 무료 도서 대여, 분실로 운영 어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