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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 비금도에 자리한 작은 섬마을 학교 비금동초등학교(교장 박천석)에서는 매일 밤 6~8시, ‘별을 보며 꿈을 키운다’는 뜻의 ‘반딧불이 공부방’이 열리고 있다.
전교생 43명의 이 학교에 공부방이 생긴 것은 지난 3월 말. 올 초 부임한 박천석 교장 선생님은 어린이들이 방과 후에 제대로 된 교육이나 보살핌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란 것을 알게 됐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농사일과 염전일에 매달리는 학부모들이 많고, 할머니와 함께 사는 조손(祖孫)가정도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박 교장은 ‘야간 공부방’을 제의했고 교사들은 흔쾌히 동의했다. 학부모들도 박 교장의 제안에 큰 관심을 보였다. 가장 문제가 됐던 저녁 식사도, 학부모운영위원회에서 제공한 식재료로 선생님들과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직접 저녁을 지어먹기로 하면서 해결됐다. -
곧바로 5~6학년 학생 17명이 참가하는 야간 공부방이 운영되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방과 후 수업까지 모두 끝낸 뒤 선생님과 함께 저녁식사를 만들어 먹고 공부를 한다. 수업은 학생 개개인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해 국어와 수학을 중심으로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밤늦은 하굣길에는 마을별로 학부모들이 마중 나와 안전하게 학생들을 귀가시키고 있다.
이 학교 고제연 교감 선생님은 “조용한 밤에 공부를 하다 보니 공부하는 분위기도 무척 좋고, 성적도 쑥쑥 오르고 있다”며 “선생님들의 헌신과 봉사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전남 신안 비금동초 '반딧불이 공부방'
김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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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보살핌 아래 별빛 같은 꿈 영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