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만든 부스서 실험…과학과 친해졌어요"
류현아 기자 haryu@chosun.com
기사입력 2010.04.23 09:47

서울 문정초 '과학축전'

  • ‘공룡이 내손에’부스를 찾은 어린이들이 조립 키트를 이용해 나만의 공룡을 만들고 있다. / 문정초등 제공
    ▲ ‘공룡이 내손에’부스를 찾은 어린이들이 조립 키트를 이용해 나만의 공룡을 만들고 있다. / 문정초등 제공
    “실험으로 만난 과학, 쉽고 재미있어요.”

    서울 문정초등학교(교장 박계화) 어린이들이 ‘과학은 어렵다’는 편견을 깨끗이 날려버렸다. 지난 21일 ‘과학의 날’을 맞아 교내에서 펼쳐진 과학 축전 ‘아하! 과학 창의의 날' 덕분이다. 문정초등은 이날 강동교육청 내 학교로는 처음으로 22개의 자체 과학 체험 부스를 운영했다.

    손세정제 만들기, 간이 손난로, 드라이아이스 로켓, 마시멜로 진공 놀이. 체험 부스에 마련된 과학은 하나같이 생활 속에서 만날 수 있는 것들이었다.

    과학 축전은 지난해부터 계획되었다. 강동과학축전에 참가했던 이 학교 선생님 8명은 “우리 아이들만을 위한 기회를 직접 만들어보자”며 마음을 모았다.

    그러나 바쁜 일과 속에 체험 부스를 만들기는 쉽지 않은 일. 박계화 교장 선생님은 “부스 8~10개만 만들자고 제안했지만, 선생님들은 힘들어도 한 번 해보자며 매일 밤 9~10시까지 남아 한 달 넘게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덕분에 어린이들은 직접 실험에 참가하며 즐겁게 과학에 다가갈 수 있었다.

    ‘마시멜로 진공 놀이’ 부스 운영을 맡았던 김지윤 양(5년)은 “친구들이 무척 재미있어했다”면서 “모두 과학이 좋아졌다고 입을 모았다”고 전했다. 한 학부모는 이날 강동교육청 홈페이지에 ”오늘 활동은 처음부터 끝까지 선생님들이 직접 운영하셨다”면서 “몇 주간 제때 퇴근도 못하고 애쓰신 여러 선생님 덕분에 우리 아이들이 멋진 추억을 갖게 됐다”는 칭찬의 글을 올렸다.

    이날 행사에는 학부모들도 함께했다. 학부모들은 직접 4개의 체험 부스를 운영했고, 녹색어머니회 등은 운동장 정리·정돈을 도왔다. 박 교장 선생님은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하나로 어우러진 행복한 하루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