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항공대란, 9·11테러 때보다 '심각'
우승봉 기자 sbwoo@chosun.com
기사입력 2010.04.19 09:56

아이슬란드 화산폭발 영향

  • 아이슬란드 화산폭발 사흘째인 17일(현지 시각) 화산재에 의한 유럽 ‘항공대란’이 계속되면서 그 피해 정도가 2001년 미국 9.11테러 당시를 넘어섰다고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밝혔다.

    이날 현재 유럽에서는 전체 2만2000여편의 항공편 중 1만7000편이 취소됐다. 영국 히스로 공항과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은 이날 역시 항공기 운항이 전면 금지됐으며, 프랑스 샤를 드골 공항 또한 이날 정오까지 항공기 이착륙이 금지된 상태다. 불똥은 우리나라에도 튀어, 18일 오전 10시30분 현재(한국 시각) 유럽노선 총 54편 중 모두 38편의 운항이 취소됐다.

    전례가 없는 이번 사태는 대서양을 오가는 항공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서양을 통해 유럽을 오가는 미국 항공사들은 17일 항공편 337편 중 282편의 운항을 취소했다. 미국은 지난 9.11테러 때 영공을 3일간 폐쇄하고 유럽 항공사 노선 운항을 전면 금지시킨 바 있다. 당시 6000여편의 항공기가 도착지를 변경했고, 이틀이 지나서야 운항이 재개됐다.

    금전적 손실 또한 엄청나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이번 사태로 인한 일일 손실액을 무려 2억 달러로 추정했다. 화산 분출이 이어질 경우 향후 6개월간 항공 운항에 추가적인 차질이 우려되기도 한다.

    유럽 각국은 시험비행을 통해 운항 재개를 엿보고 있지만, 상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화산이 힘을 잃어가고는 있지만 상공 8.5km까지 올라간 화산재가 여전히 유럽 동부 및 남동부로 이동 중인 데다, 새로운 화산폭발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항공대란은 지난 14일 오전 1시쯤 아이슬란드 남쪽 에이야프얄라요쿨에서 폭발한 화산의 화산재가 기류를 타고 남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했다. 화산재는 비행기 엔진에 치명적 손상을 입힐 수 있어 운항이 중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