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고드름
류현아 기자 haryu@chosun.com
기사입력 2010.04.15 09:51

대륙한기ㆍ복사냉각 겹친 탓

  • 한창 봄꽃이 만개해야 할 4월 중순, 전국이 때아닌 꽃샘추위에 바짝 얼어붙었다. 14일 서울의 최저 기온은 1.1도까지 떨어졌고, 얼음이 관측되기도 했다. 4월 중순 서울에서 결빙이 일어난 것은 2000년 4월 11일 이후 10년 만이다.

  • ‘때늦은 꽃샘추위’가 몰아친 14일, 아침 기온이 영하 4.7도까지 떨어진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구간 도로변 절벽에 고드름이 길게 얼어붙었다. / 연합뉴스
    ▲ ‘때늦은 꽃샘추위’가 몰아친 14일, 아침 기온이 영하 4.7도까지 떨어진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구간 도로변 절벽에 고드름이 길게 얼어붙었다. / 연합뉴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꽃샘추위의 기본 원인은 시베리아에서 들어온 한기(寒氣·차가운 기운). 겨울부터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던 차가운 시베리아 고기압의 세력이 지금까지 유지되면서 한겨울과 유사한 기압 배치가 최근까지 종종 나타났다. 예년에는 이런 기압 배치가 3월 하순이나 4월 초순께 깨지고 상대적으로 온화한 이동성 고기압이 활성화됐으나, 겨울에 북반구를 강타한 혹한의 여파로 올봄은 대륙 고기압 세력이 유난히 오래갔다.

    13일에는 북서쪽에서 대륙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우리나라 상공으로 찬 공기가 대량으로 유입됐고, 밤새 ‘복사냉각’ 현상까지 겹쳐 온도가 크게 떨어졌다. 복사냉각은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은 복사 에너지를 열복사의 형태로 돌려보내면서 온도가 내려가는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