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우리 유물 돌려달라!"
우승봉 기자 sbwoo@chosun.com
기사입력 2010.04.10 23:54

한국 등 20여 개국, 약탈 문화재 환수 공동 대응

  • 우리 정부가 서방 강대국 등에 문화재 약탈을 당한 피해국들과의 공조를 통해 외규장각 도서 및 조선왕실 의궤 되찾기에 나섰다.

    우리나라를 비롯, 그리스·이탈리아·중국·인도·이라크·시리아·리비아 등 과거 식민지배 때나 전시(戰時)에 문화재를 강탈당한 세계 20여개 국가들은 8일(현지 시각) 이집트 카이로에서 회의를 갖고, 유물을 되찾기 위해 공동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집트 주최로 처음 열린 이 회의에서 의장을 맡은 자히 하와스 이집트 고유물최고위원회 위원장은 “유물을 빼앗긴 모든 국가에 오늘은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날”이라며 “우리는 함께 싸우기로 합의했으며 문화재는 원 소유국으로 반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에선 7개국의 ‘우선 환수 유물 목록’이 제출됐다. 우리나라는 병인양요(1866년) 때 프랑스가 약탈해간 외규장각 도서와 일본강점기에 일본으로 넘어간 조선왕실 의궤를 이 목록에 포함시켰다. 대영박물관에 보관돼 있는 이집트의 ‘로제타석’, 19세기 초 영국이 파르테논 신전에서 뜯어내 가져간 그리스의 벽화 조각 ‘엘긴 마블’ 등도 목록에 올랐다. 

    나머지 13개국은 본국으로 돌아가 협의를 거친 뒤, 한달 내 목록을 낼 계획. 각국은 문화재 반환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을 모으는 데도 힘을 합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