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왜 이렇게 책읽기가 싫은가?
맛있는 리딩
기사입력 2010.04.07 11:17
  • 책을 읽는 것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책에 빽빽이 들어찬 글씨만 보아도 벌써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고, 맘먹고 몇 장을 읽기는 하지만 무슨 얘긴지 잘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고들 한다. 한마디로 책읽기는 재미없다는 것이다.

    왜 책읽기는 재미가 없는가?

    1. 책도 자주 접해야 정이 든다.
    책읽기가 재미없다는 사람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책이 재미있다는 것을 알 만큼 책과 지내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개 그 계기가 어린 시절의 환경에서 연유하는 경우가 많다. 책이 많은 가정 분위기, 늘 책을 읽는 부모, 책방이나 집근처 도서관에 자주 갔던 기억 등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환경과 책과 친숙해질 수 있는 경험이 있었다. 이런 환경은 자연히 책에 대한 친밀도를 높이며, 책 읽는 습관을 정착시키는 요인이 된다. 그리고 빈번한 독서 경험 속에서 책의 맛, 책 읽는 즐거움을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된다.

    이런 점을 볼 때, 책읽기가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은 아직 책 경험이 부족해서다. 독서 경험이 풍부하면 할수록 책을 수월하게 읽는다. 그리고 책을 읽음으로써 나름의 재미를 찾게 된다.

    하지만 학생들은 학원과 입시공부에 내몰리고, 직장인들은 업무와 각종 모임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책을 접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컴퓨터, TV, 게임기 등 즉흥적인 재미에 먼저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독서가 오락, 즐거움이 되기는 힘들 것이다.

    독서 경험을 쌓기 위해서는 우선 많은 책을 접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화장실 등 집안 곳곳에 책을 비치해 둔다든지, 집 근처 도서관을 주기적으로 들르거나 약속장소를 서점으로 잡는 것 등을 통해서 책을 접하는 기회를 늘려 보라.

    그리고 책을 읽는 것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각종 권장도서 목록에 얽매이지 말고, 표지가 예쁘다든지, 제목에 구미가 당긴다든지 하는 자신에게 끌리는 책부터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 보는 것도 좋다. 또한 책 한권을 손에 잡으면 끝까지 다 읽어야 한다든지, 책은 반드시 책상에 바른 자세로 앉아 조용한 가운데 읽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2. 기본 독해력이 갖추어져야 책읽기가 재미있다.
    자전거를 탈 줄 모르는 사람에게 자전거 타기는 넘어지고 무릎이 깨지는 고역이듯이 일정 수준의 독해능력이 갖추어지지 않은 경우 책읽기는 즐거운 활동이 되기 어렵다. 따라서 책을 읽기 싫은 주요한 이유 중 하나가 독해능력 부족 때문은 아닌지 점검해 보아야 한다.

    독해능력은 글자를 읽을 줄만 알면 누구나 다 지니고 있는 당연한 능력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누구나 글자는 읽을 수 있지만 즉 문자는 해독(decoding)할 수 있지만 독해(reading comprehension) 즉 제대로 이해하는 능력은 개개인마다 다르다. 더욱이 성장기에 독서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영상세대인 요즘 아이들은 독해력에 심각한 결함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 한 방송사의 다큐멘터리에서 보도된 것처럼 책을 읽으며 견디는 시간이 30초도 안 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고, 성인들 중에는 책을 읽어도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독해력 이상 증세를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

    학습부진아의 78%가 읽기부진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고등학생의 20% 정도만이 고급독해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나머지 80%는 읽기부진 상태라고 한다. 이런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글을 2~3번 읽어야 이해가 되는 증상을 보이게 된다.

    독서량이 많은 사람의 경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올바른 읽기 패턴을 습득하고 독해력을 갖추게 되지만, 독서경험이 거의 전무할 경우 독해능력 부진은 당연한 결과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읽기장애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정답은 부족한 독서량을 채우는 것이다. 오늘부터라도 10분 혹은 30분 정도라도 책을 펴서 읽기 시작하면 된다.
    다만 독서에 필요한 절대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울 경우, 체계적인 읽기지도, 독해훈련을 받는다면 독해력 부진은 보다 빨리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책과 얼마나 친한가?
    1. 하루에 한 시간 이상 책을 읽는다.
    2. 일주일에 한 권 이상 책을 읽는다.
    3. 한 달에  한 권 이상 책을 구입한다.
    4. 일주일에 한번 이상 도서관이나 서점에 간다.
    5. 나의 책장에 어떤 책들이 있는지 대답할 수 있다.
    6. 외출할 때, 가방 안에 이동하면서 읽을 책을 챙긴다.
    7. 집에서 내가 독서를 하는 장소는 TV소음이 들리지 않는다.
    8. 책을 읽고 나서 느낀 점에 대해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한다.
    9. 화장실을 비롯하여 집안 곳곳에 볼 수 있는 책이 비치되어 있다.
    10. 학교나 직장에 어떤 책이 비치되어 있는지 알고 있으며 비치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 7~10개 해당 : 책과 열애중이시군요. 당신을 진정한 독서인으로 임명합니다!
    • 3~6개 해당 : 책과의 데이트를 시작하셨군요. 좋은 만남을 이어가세요.
    책의 매력에 빠져들수록, 당신도 매력적인 사람이 될 것입니다.
    • 0~2개 해당 : 책과의 연애가 힘드시나요, 하루에 책을 전혀 읽지 않아도 입에 가시가 돋지 않는 당신, 우선 책과 친해져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 맛있는리딩 언어연구소 연구원 김정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