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 영동 심천초등학교(교장 이훈춘) 총동문회의 특별한 모교 사랑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학생 수 감소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모교를 살리기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쏟아붓고 있는 것.
전교생 41명의 작은 학교 심천초는 한때 학생 수가 700여명을 웃돌 정도였으나, 해마다 신입생이 감소하고 전학 가는 학생이 늘면서 폐교 논의가 진행될 정도로 위기에 처했었다.
2008년 학교 사정을 알게 된 총동문회 측은 ‘영어 특성화’로 학교를 살려보자며 팔을 걷어붙였고, 2009년까지 2년간 원어민 교사 채용에 드는 비용을 매년 1500만원씩 지원했다. 덕분에 전교생 모두가 하루 2시간씩 원어민 선생님의 영어 수업을 들을 수 있었고, 영동교육청이 주관하는 영어대회에서는 다수의 수상자를 내기도 했다.
학교 측은 “상주 원어민 교사 구하기가 어려워 올해는 원어민 교사 채용비 대신 어린이들의 현장체험학습 활동비와 급식비, 학습 준비물비 등을 보조하는 데 1000만원을 지원받기로 했다”면서 “동문회의 애정과 관심으로 입학생도 점점 늘고 전학 문의도 잇따른다”며 기뻐했다.
전교어린이회장 이영주 양(6년)은 “학교가 폐교될까 봐 걱정하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선배님들 덕분에 학교가 더 좋아져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위기의 모교, 선배들이 살렸다
김시원 기자
blindletter@chosun.com
영동 심천초 동문회, 원어민 교사 채용비 등 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