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인터뷰] 개관 1주년 맞은 떡볶이연구소 이상효 소장 "떡볶이, 세계적 요리로 만들 것"
기사입력 2010.03.29 09:48

외국인들 입맛에 맞춘 메뉴·소스 개발에 온 힘
스파게티 같은 명품으로…

  • ‘길거리 음식’의 대표주자인 떡볶이가 대변신하고 있다. 떡볶이는 비빔밥ㆍ김치ㆍ전통주와 함께 농림수산식품부가 선정한 한식 수출 4대 주력 식품. 지난해에는 떡볶이 덕분에 국내 쌀 소비량이 19.5%나 늘어났고, 떡볶이 떡 수출도 26%나 증가했다. ‘떡볶이의 산업화ㆍ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떡볶이연구소’ 이상효 소장을 만나 ‘맛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 용인=조선영상미디어 이구희 기자 poto92@chosun.com

떡볶이연구소에서는 전문 연구인력 6명이 외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다양한 소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상효 소장은 “떡볶이로 스파게티를 잡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용인=조선영상미디어 이구희 기자 poto92@chosun.com
    ▲ 용인=조선영상미디어 이구희 기자 poto92@chosun.com 떡볶이연구소에서는 전문 연구인력 6명이 외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다양한 소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상효 소장은 “떡볶이로 스파게티를 잡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용인=조선영상미디어 이구희 기자 poto92@chosun.com
    -연구소가 문을 연지 벌써 1년이 되었습니다.
    “지난해 3월, 연구소에 대한 반응은 2가지였습니다. ‘떡볶이에 대해서 연구할 게 뭐가 있나’하는 반응이 하나, 또하나는 ‘재미있다’는 거였죠. 그런데 지난 한해동안 연구소 관련 뉴스가 100회 이상 보도됐습니다. 저희도 깜짝 놀랐습니다.”

    -연구소장직을 제의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결정하는 데 5분도 채 안걸렸습니다. ‘바로 이거다’ 싶었지요. 정부가 ‘한식의 세계화’를 외친지 수년이 되었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한식은 그만큼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죠. 떡볶이는 다릅니다. 이탈리아의 스파게티와 똑같아요. 소스만 달리하면 수십가지 메뉴가 나올 수 있어요. 지금은 2000원짜리 간식에 불과하지만, 스파게티처럼 2만원짜리 명품요리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이상효 소장은 30여년 간 쌀 연구에만 몰두해 온 ‘쌀 박사’. 한국식품연구원에서 20년을 몸담으며 쌀 가공 연구에 힘을 쏟았다.

    -지난 1년 간의 성과를 평가하신다면요?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메뉴, 주로 소스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미국ㆍ네덜란드ㆍ중국ㆍ일본ㆍ베트남 등지에서 시식행사를 열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우리가 주로 매콤한 떡볶이를 좋아하는 반면, 외국인들은 간장이나 된장 등 부드러운 맛을 좋아하더군요. 또한 우리는 떡의 쫄깃한 맛을 좋아하는데 외국인들은 그렇질 않았어요. 그에 맞는 떡을 만드는데 노력해야겠지요.”

    -영문 이름도 새로 만들었던데요.

    “음식이 세계화가 되려면 하나의 문화가 되어야 합니다. 우선 이름부터가 문제예요. 종전의 떡볶이 영문 표기는 ‘Tteokbokki’였는데, 발음도 스펠링도 너무 어려웠어요.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Topokki’라는 새 표기법을 만들었습니다. ‘길쭉한 떡볶이’, ‘어묵’, ‘한입 떡볶이’, ‘파’ 등을 귀여운 캐릭터로도 만들었어요. 옛 문헌 속에서 떡볶이의 역사를 찾는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메뉴를 개발하다 보면, 떡볶이의 원래 맛과 모습을 잃지는 않을까요?

    “3가지 원칙을 세웠습니다. 현지 입맛에 맞추되, 양념은 고추장ㆍ된장ㆍ간장 등 3가지를 기본으로 합니다. 그래야 외국인들이 모방할 수 없으니까요. 또한 현재의 떡볶이는 영양적인 측면에선 ‘정크푸드’인게 사실인데, 다양한 재료를 넣어서 건강음식으로 만들겁니다.”

    -5월에 떡볶이 페스티벌을 여시지요?

    “7~9일, 양재동 aT센터에서 두번째 행사를 엽니다. 지난해 행사에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 당황스러울 정도였는데, 올해는 전시 공간과 기간을 늘렸습니다. 4월부터는 용인 시내 초등 6학년들을 대상으로 체험 교육도 합니다.”


    /용인=류현아 기자 haryu@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