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새내기 선생님] 나와 너의 '소중한 꿈' 함께 펼쳐보는 거야!
이나정 대전 샘머리초등 교사
기사입력 2010.03.23 09:52
  • “선생님, 안녕하세요.”

    아이들의 밝은 목소리가 귀를 즐겁게 한다. 유난히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3월. 그러나 학교로 가는 길은 즐겁고, 또 설렌다. 아이들의 인사에 “안녕? 오늘 일찍 왔구나” 하고 대답해주면 아이들의 통통한 볼이 금세 발그레해진다.

    3월 2일 첫날, 나의 이름이 학교 방송을 타고 전교로 퍼지는 순간 나는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감출 수 없었다. ‘이나정 선생님.’ 학생 시절부터 그토록 원했던 그 호칭이 붙은 것이다. 그러나 5학년 9반으로 들어서고 나서야 나는 내가 간절히 바랐던 ‘선생님’의 호칭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깨달았다. 아이들의 올망졸망한 눈망울이 일제히 나를 바라보며 기대에 부풀어 있는 것이 아닌가.

    첫 주에는 아이들 이름 외우고, 성격도 알아보고 나름대로 체계를 잡아보려 애썼다. 신통방통한 아이들은 초보 선생님의 서툰 몸짓도 금방 알아내어 척척 움직여주었다. 열심히 외운 이름을 다정히 불러주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우리 반 이름 벌써 다 외우셨어요?”라고 묻는 그 얼굴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생긋하고 웃어주면 같이 생긋 웃어주는 아이들이 마냥 예쁘다.

    선생님이 되기 위해 준비하면서 오래도록 생각한 일이 있다. 나에게는 몇 번이고 다시 찾아올 한 해이지만 학생들에게는 인생에 단 한 번밖에 없을 시절인데, 혹시 나의 서툰 행동들이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있지는 않을까. 그럴 때마다 ‘선생님’이 가진 무거운 가치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나는 다음 날 아이들 볼 생각에 매일 가슴이 설렌다. 지금 내가 아이들에게 가진 이 소중한 마음을 잃지 않도록 아이들 앞자락에 나의 꿈을 펼치려 한다. 나의 꿈은, 아이들의 기억 속에 우리가 지낸 추억을 아름답게 새기고 나아가 아이들의 꿈이 드넓게 펼쳐지는 것이다.

    이제 나는 샘머리초등학교 5학년 9반과 함께 우리의 이야기를 담을 첫 페이지를 펼쳐들었다. 부디 마지막 페이지에 추억의 마침표를 찍을 때 아이들의 순수하고 밝은 미래가 열릴 수 있기를, 두근두근 새내기 선생님은 가슴 속 깊이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