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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복판에 있는 학교들이 도심 공동화에 따른 학생 감소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1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종로구 교동초등학교의 올해 재학생은 총 104명으로 시내 초등학교 가운데 학생 수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급수는 3학년을 제외하고는 1학급씩 뿐이며, 2개 반으로 나뉜 3학년의 경우 총 학생 수 17명에 학급당 인원은 고작 8.5명에 불과하다. 1~6학년 전체 평균 학급당 인원은 14.9명이다.
교동초등학교는 우리나라 최초의 초등학교로 1950~60년대에는 전교생이 5000명에 육박했다. 그러나 1979년 학생 수가 갑자기 줄어, 2005년에는 13개 학급에 학생 수는 221명으로 감소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학년별로 수학여행이나 수련회를 가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 학교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친구들을 많이 못 만나는 것을 아쉬워하고, 방과 후 수업의 폭도 좁다”고 말했다.
1895년 설립된 종로구 재동초등학교와 매동초등학교도 상황은 마찬가지. 두 학교의 올해 학생 수는 각각 384명, 288명이다. 중구의 충무초등학교 역시 2005년에는 1~6학년 전체 23개 학급에 학생 수는 540명에 달했으나, 올해는 전체 17개 학급에 365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학생 수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는 ‘도심 공동화’(열악한 주거환경과 주변 신도시로의 이주로 유동인구만 많고 실제 거주 인구는 줄어드는 현상)와 ‘저출산’이 꼽히고 있다. 이재관 충무초등학교 교장은 “저출산으로 아이들의 수가 줄고, 서울 주변에 위성도시가 많이 개발돼 거주자가 많이 빠져나가면서 학생 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들 학교는 “한 학교가 처리해야 할 업무는 일정한데 교사가 줄면서 업무량이 늘었다”면서 “업무 효율 면에서 학교 통폐합이 고려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시원 기자 blindletter@chosun.com
'텅' 비어가는 서울 도심 초등교
교동초, 올해 재학생 총 104명…"업무효율 위해 통폐합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