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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해리포터의 투명망토를 실제 입어볼 날이 올 것인가.
유럽의 과학자들이 예전보다 훨씬 ‘은밀해진’ 3차원 투명망토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18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칼스루에 기술연구소와 영국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 과학자들은 금막 위의 작은 돌기를 감싸 가시광선에 가까운 적외선 파장에서 보이지 않게 하는 장치를 만들었다.
기존 투명망토가 특정 방향에서만 물체를 보이지 않게 했다면, 이번에 개발된 것은 어떤 방향에서도 보이지 않게 하는 3차원 투명망토다. 연구진은 “원리는 작은 물체를 카펫 아래 감추는 것과 같지만, 다른 점은 카펫까지 사라지게 만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설계한 투명망토의 재료는 장작더미처럼 사이에 공기가 들어 있는 결정체 구조의 메타물질(원자와 분자 대신 인공적인 구성 요소를 결정과 같이 주기적으로 배치해서 제작한 재료) 특수렌즈로, 빛을 휘게 해 밑에 있는 금막의 돌기를 감추게 하는 식이다.
하지만 아직 한계가 있다. 이 투명망토는 현미경으로 봐야 볼 수 있는 초소형이다. 연구진은 “망토를 더 크게 만드는 건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현재의 지식 수준으론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실제로 어떤 물건을 감추기 위해 투명망토를 만들려면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투명망토가 10년 안에 현실화된다 하더라도 최초의 형태는 펄럭이는 옷자락이 아닌 딱딱한 구조물 형태가 될 것이라는 게 과학계의 견해다.
앞서 미국 듀크대 연구진이 개발한 최초의 투명망토는 2개 차원에서 물체를 마이크로파로부터 감추는 방식이었다. 마이크로파는 빛이나 레이더파처럼 물체에서 튕겨 나가기 때문에 특수장치에는 포착되며, 그림자를 만들기 때문에 이 역시 완벽한 투명 상태를 만들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해리포터 '투명망토' 현실로
우승봉 기자
sbwoo@chosun.com
메타물질 이용···3차원에서 물체 감추기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