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오후 서울 금천구 가산정보도서관.
운동복 차림의 쌍둥이 형제 김민건ㆍ민성 군(서울 난향초등 2년)이 “늦었다”를 외치며 1층에서 엘리베이터 버튼을 초조하게 눌러댔다. 시계를 자꾸만 쳐다보던 형제는 “오늘은 대사관 수업이 있는 날”이라면서 “벌써 세번째 참가하는데, 달력에 표시해두고 기다렸다”고 말했다.
가산정보도서관이 진행하는 ‘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주한 외국대사관 또는 문화원 관계자들이 직접 도서관을 찾아 어린이들에게 각국의 고유한 문화와 책을 소개하는 자리. 지난해 2월부터 지금까지 인도ㆍ일본ㆍ터키ㆍ스웨덴ㆍ독일ㆍ이탈리아ㆍ미국ㆍ몽골ㆍ베트남ㆍ인도네시아ㆍ사우디아라비아 등 12개국 외교관들이 이곳에게 한국 어린이들을 만났다. -
이날 열두번째 행사의 주인공은 2010년 월드컵 개최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강사로 나선 주한 남아공 대사관의 빌레미나 티페 일등서기관은 남아공의 위치와 크기, 역사, 국기, 기후, 언어, 음식, 화폐 등 12가지 주제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쏟아놓았다.
어린이들이 가장 관심을 보인 것은 ‘famous person’(유명인사). 대형 화면에 뜬 만델라 전 대통령의 사진을 가리키면서 티페 서기관은 “남아공 국민들의 인권을 위해 평생을 투쟁한 분”, “변호사를 거쳐 대통령이 되었으며,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분”, “지금은 연세가 많아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야기를 조근조근 들려줬다.
아프리카로 상상 여행을 떠난 어린이들은 수업 후 지도에서 남아공을 찾느라 분주했다. 권혜심 양(서울 가산초등 6년)은 “그동안 별 관심이 없던 나라였는데, 꼭 한번 가보고 싶다”며 호기심을 드러냈다. 티페 서기관 역시 “어린이들이 관심 있게 들어줘서 즐거웠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 어린이들이 남아공에 대한 관심을 더 많이 가져줬으면 좋겠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도서관에서 세계를 배워요"
류현아 기자
haryu@chosun.com
이번 달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상상 여행…
가산정보도서관, 대사관과 함께하는 수업 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