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급식'으로 맛있는 학교 되다
김시원 기자 blindletter@chosun.com
기사입력 2010.03.11 09:53

화천 광덕초교, 엄마들이 재료 엄선해 직접 조리···전입생 늘어

  • 광덕초등 학부모들이 학교에 모여 어린이들 급식에
낼‘화전’을 만들고 있다.
    ▲ 광덕초등 학부모들이 학교에 모여 어린이들 급식에 낼‘화전’을 만들고 있다.
    강원 화천군 사내면에 있는 전교생 38명의 작은 학교 광덕초등학교(교장 이열우)는 8년째 유기농 농산물로 ‘친환경 급식’을 하고 있다.

    2003년, 학부모와 교직원들은 어린이들의 건강을 위해 마을에서 생산하는 몸에 좋은 농산물로 학교 급식을 하자는 데 뜻을 모은 뒤 지금까지 친환경 급식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급식 식단을 살펴보면, 도시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스턴트식품이나 냉동식품은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새싹비빔밥·검정 콩밥·아욱국·치커리 쌈 등 신선한 제철 채소가 넘쳐난다. 식재료로 쓰이는 채소는 대부분 이 지역에서 생산된 것들로,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키운 친환경 농산물이다.  학생들이 학교 인근 텃밭에서 키운 치커리·파·상추·방울토마토·참외·옥수수·고구마도 그대로 급식의 재료로 쓰이고 있다.

    특히 급식 조리에 쓰이는 간장·고추장·된장, 들기름·참기름 등도 학부모들이 학교에 모여 직접 만들고 있다. 김장을 하거나 두부 만들기가 있는 날에도 어머니들은 어김없이 학교로 출동한다.

    이재숙 급식담당 교사는 “재료도 재료지만, 조리법에 더욱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튀기고 볶는 방법보다는 무치고 찌고 삶는 방법을 고집해 최대한 한식의 맛을 살리고,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광덕초의 친환경 급식이 입소문을 타면서 전학생들도 늘고 있다. 지난해 도심학교에서 1명이 전학 오고 또 다른 학생이 아토피를 치료하기 위해 한 학기 동안 이 학교생활을 한 데 이어, 올해는 인근 학교에서 10명이 전학 왔다.

    이재숙 선생님은 “친환경 급식이 학생들의 건강을 지킬 뿐 아니라 학습 효과도 높이고 있다”며 “학부모들과 지역 주민들의 협조가 남다른 만큼, 최고의 급식을 제공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