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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많은 식물로 둘러싸여 있다. 하지만 원래 특이 지역에만 살거나 예전에 우리 주변에 흔하게 있었지만, 불법 채취와 군락지 파괴 등으로 점차 사라져가는 우리 꽃이 늘고 있다. 이런 식물들이 현재 법적으로 보호를 받기 전까지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난초과 “내가 귀한 건 알아가지고”
난초과는 국화과, 콩과와 더불어 가장 큰 과로 전 세계에 분포하고 있다. 난의 꽃말이 ‘아름다움, 미인’ 이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남녀노소 싫어하는 사람이 없고, 초본 중에서 높은 가격으로 판매된다. 그런 이유일까? 사람들은 난을 보면 캐서 집에 옮겨 심거나 내다 판다. 멸종위기 야생식물 56종 중 난초과가 10종인 것을 보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알 수 있다.
>> 멸종위기에 속하는 난초과식물
Ⅰ 광릉요강꽃, 나도풍란, 죽백란, 풍란, 한란
Ⅱ 대홍란, 백운란, 으름난초, 지네발란, 털복주머니란 -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주고사리삼
제주고사리삼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 제주도에만 사는 양치식물이다.
만약 제주도에서 이 식물이 사라진다면,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게 된다. 제주고사리삼은 1996년에 김문홍 교수가 처음으로 발견했고, 선병윤 교수의 노력으로 2001년 한국 특산속으로 지정됐다. 속명이 만규아인데 마치 사람 이름 같다. 양치식물을 연구하신 초기 분류학자인 고(故) 박만규 박사를 기리기 위해 붙인 이름이다.
▶한때는 흔했던 ‘매화마름’ -
매화마름은 미나리아재빗과로 늪이나 연못 등과 같이 고인 물에서 사는 물풀이다. 예전에는 논에 많이 있었는데, 벼와 함께 자라 제거 대상이었다. 특히 제초제 사용으로 점점 우리 주변에서 보기 힘든 식물이 됐다.
하지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노력해 강화도에 있는 매화마름 군락지를 보호하고 있다. 그리고 또 기쁜 소식은 친환경 농사법으로 매화마름의 군락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조만간 우리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나는 포식자!- 식충식물(끈끈이귀개, 자주땅귀개)
식충식물이 외국에만 있다고 생각하면 큰 잘못이다. 우리나라에도 식충식물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습지에 주로 살고 있는데, 부족한 영양분을 채우기 위해 곤충을 잡아먹는다. 끈끈이귀개는 잎에 끈적끈적한 물질이 나와 벌레가 한번 붙으면 떨어지지 않는다. 이 물질은 소화액도 함유하고 있어, 벌레를 서서히 소화시킨다. -
자주땅귀개는 땅속줄기에 벌레를 잡을 수 있는 주머니가 있다. 수분이 많은 땅속에 벌레가 헤엄쳐 다니다가 우연히 이 주머니에 들어가면 다시는 나올 수 없게 된다.
이 식물은 무시무시할 것 같지만, 막상 보면 그 가냘픔에 놀란다. 이 식물들은 보기도 어려우니 동정심이 생기기까지 한다. 보기 힘든 이유는 군락지인 습지가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 습지는 항상 축축하게 젖어 있는 땅으로, 농사짓기 어려운 쓸모없는 곳이라 생각하여 흙으로 메웠다. -
하지만 람사르 협약 이후 습지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으니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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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마름 분포:
국내-인천(강화도·영종도), 전라도, 충청남도, 함경북도, 황해도.
해외-러시아, 북아메리카, 유럽, 일본, 중국
▲끈끈이귀개 분포:
국내-전라남도 보길도, 월출산, 진도, 해남.
해외-일본, 중국
▲자주땅귀개 분포:
국내-경상남도, 전라남도, 제주도.
해외-일본
[우리 땅 우리 생물] <1> 한반도 식물 멸종 위기
예쁘다 꺾고… 오염돼 살 곳 잃어… 못 찾겠다, 우리꽃~
제주고사리삼, 2001년 특산속 지정
매화마름 군락지 보호로 점차 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