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소년조선일보배 어린이기왕전' 우승자 인터뷰 유단자부 류경현 군
조찬호 기자 chjoh@chosun.com
기사입력 2010.01.26 09:46

"기다림으로 승부 갈랐죠"

  • 2010 소년조선일보배 어린이기왕전은 ‘땀과 노력의 결과는 결코 헛되지 않다’는 ‘반상의 진리’를 새삼 깨우쳐준 대회였다. 참가자들은 배운 만큼 실력을 펼쳐보였고, 연습한 만큼 후회 없는 대국을 벌였다. 패한 이에게 보내는 격려의 박수가 아깝지 않았고, 승리자에게 보내는 축하의 인사를 아끼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치열한 대국은 물론, 혹독한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대회 최고의 자리에 오른 최강부와 유단자부 우승자를 만났다. 관련기사 3면


    “상대방이 자충수(자신에게 불리한 결과를 가져온 수) 두는 것을 놓치지 않고 공격한 것이 우승 비결이었던 것 같아요.”

    유단자부에서 우승한 류경현 군(서울 마장초 4학년·아마 2단)은 이번 대회 총 8번의 대국 중 3번을 역전승으로 이겼다. 초반 불리한 전세에도 서두르지 않고 ‘기다림’의 승부를 이끌어간 덕분이었다.


  • 7세 때 집 근처 바둑교실에서 취미로 바둑을 시작한 류 군은 초등학교 2학년 때 가족과 함께 서울로 바둑 유학을 왔다. 2007년 대한생명배 중급부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3학년 때인 2008년에 유단자가 되고 나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류 군은 “서두르지 않았다”고 했다. 오히려 ‘싸움닭’처럼 공격적이었던 자신의 바둑 스타일을 안정적인 형태로 변화시켰다.

    평일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이어지는 하루 12시간의 수련. 한참 또래들과 어울리고 싶을 나이에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이어지는 수련이 버겁지는 않을까? 류 군은 “친구들이 바둑을 잘 몰라 대화가 안 되는 것이 조금 아쉽지만, 그럴수록 훌륭한 기사가 돼서 바둑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이세돌 9단의 친형인 이상훈 7단이 운영하는 바둑도장에서 수련하는 류 군은 “소년조선일보배 첫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어 무척 기뻐요”라면서 “이번 우승을 계기로 더욱 분발해서 올해 한국기원 연구생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