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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현영 씨는 ‘두 얼굴’을 지녔다. 평소에는 한 푼도 허투루 쓰는 법 없는 ‘짠순이'이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는 아낌없이 기부한다. 그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에 이름을 올렸다. 연예인 중 최초 가입자인 현영 씨는 수해지역과 태안반도 등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했고, 2007년과 2008년에는 독거노인을 위해 써달라며 5000만원씩 총 1억원을 기부했다. 바쁜 생활 틈틈이 나눔을 실천하는 그를 지난 4일 밤 일산MBC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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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을 시작한 지 꽤 오래되었지요?
“1997년 슈퍼모델이 되면서부터 동기들끼리 봉사활동을 시작했어요. 초등학교 때 걸스카우트에서 활동을 해봐서 봉사활동을 할 때의 기분 좋아지는 느낌을 잘 알고 있었죠.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어요.”
-최근 한 초등학교를 찾아 ‘나눔’ 수업을 했는데요.
“3년 전 ’사랑의열매‘ 홍보대사를 맡으면서 시작한 일이에요. 처음에는 ‘한번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오히려 맑고 순수한 어린이들에게서 나눔에 대해 더 많은 걸 배우는 느낌이에요.”
-‘나눔’이란 무엇일까요?
“돈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것, 도움이 되게 해주는 것, 그게 바로 나눔이죠.”
-수입의 90% 이상을 저축하는 알뜰파로 알려졌는데, 그렇게 모은 돈을 내놓는 게 아깝진 않나요?
“전혀 아깝지 않아요. 그 돈으로 맛있는 거 사먹고 멋진 옷을 사입으면 당장은 배가 부르고 더 예뻐지겠죠. 하지만 기분이 상쾌하진 않을 것 같아요. 반면 기부를 하면 행복감이 커져요. 스스로 칭찬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요. 춥고 배고픈 이웃이 따뜻해질 생각을 하면 오히려 더 많이 기부하고 싶어요. ”
-자신의 선행을 감추는 사람들도 많은데, 선뜻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숨어서 좋은 일을 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해요. 자꾸 알려야 더 많은 사람이 나눔 문화에 동참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 사람도 하는데’ 라는 생각이 퍼질 수 있으니까요.”
-어린이들이 실천할 수 있는 나눔은 어떤 게 있을까요?
“친구랑 과자를 나눠먹고, 길을 헤매는 어르신에게 길을 알려주고, 아픈 친구를 양호실에 데려다 주는 것, 그게 모두 나눔이에요. 또 요즘 집단따돌림 문제가 심각한데, 모든 친구에게 똑같이 우정을 나눠주는 것도 나눔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어렸을 때부터 우정을 풍성하게 나누면 어른이 되어서도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 거예요.”
/고양=류현아 기자 haryu@chosun.com
[The 인터뷰] 연예인 첫 '고액 기부자 모임 가입'한 현영 씨 "나눔은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것"
♥과자를 나눠먹고♥길을 가르쳐 주고♥친구들을 똑같이 사랑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