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토론 능력이 필수인 시대
이상준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직영교육센터 총괄 원장
기사입력 2023.04.05 10:00
  • 고도로 발전된 디지털 정보화 사회에서 말하기는 누구에게나 요구되는 필수적인 능력입니다.
    ▲ 고도로 발전된 디지털 정보화 사회에서 말하기는 누구에게나 요구되는 필수적인 능력입니다.
    바야흐로 1인 미디어 시대입니다. 누구나 말을 잘하면 과거에 비해 손쉽게 사람들의 관심을 끌거나 그들에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 등의 각종 디지털 플랫폼이 그것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말하기는 더 이상 타고난 끼 혹은 재주를 가진 몇몇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말하기에 관대한 편이 아니었습니다. 예의를 중시하는 수직적 문화나 침묵을 미덕으로 여기는 풍토, 단 하나의 보기만을 택해야 하는 객관식 시험 등 여러 면에서 우리는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고 풍부하게 말하는 것에 익숙해질 기회가 없었습니다.

    이제 시대가 변했습니다. 고도로 발전된 디지털 정보화 사회에서 말하기는 누구에게나 요구되는 필수적인 능력입니다. 온라인에서든 오프라인에서든 의사를 정확히 표현하고 타인과 올바로 소통하는 능력이 미덕이자 무기가 되는 시대입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취업이나 승진, 입시, 협상, 브리핑 등 자신의 가치를 온전히 빛내줄 말하기 능력이 필요한 상황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 이상준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직영교육센터 총괄 원장.
    ▲ 이상준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직영교육센터 총괄 원장.
    대표적인 말하기 방식에는 발표와 토론이 있습니다. 두 가지 모두 일정한 형식과 틀을 요구하는 공적 말하기로서, 일상 대화 같은 사적 말하기와는 엄연히 구별되는 방식입니다. 일정한 형식과 틀이 있기에 꾸준한 훈련을 통해 실력을 키울 수 있는 것이 발표와 토론이기도 합니다.

    발표란 한 사람의 화자가 다수의 청중을 대상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말하기 형식입니다. 교사의 강의, 정치인의 연설, 직장인의 브리핑, 학생의 프리젠테이션 등이 대표적 예입니다. 한편 토론이란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정해진 규칙에 따라 적절한 논거를 대며 자신의 생각이 옳음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말하기 형식입니다. 학술 세미나, 포럼, 각종 회의 등이 토론에 해당합니다.

    언뜻 보기에 발표는 화자가 청중을 향해 말하는 일방적인 의사소통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청중과 화자가 보이지 않는 대화를 지속하는 양방향의 의사소통입니다. 화자가 청중의 지적 수준이나 관심사, 표정, 태도 등을 살피며 상황에 맞는 눈 맞춤, 제스처, 목소리 톤을 갖출 때 성공적인 발표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화자는 간결하고 명료하게 말하는 법, 청중의 관심을 세련되게 잡아 두는 법, 그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법을 배웁니다.
  •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역삼점.
    ▲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역삼점.
    토론이란 논증의 과정이 포함된 양방향의 의사소통입니다. 토론이 필요한 이유는 우리 사회에는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그래서 함께 해결을 모색해야 하는 문제들이 무수히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토론의 과정을 거친 후에도 합의에 다다르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갈등 상황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때 요구되는 것은 감정적 대화가 아닌 합리적 토론입니다. 토론의 과정을 거치다 보면 우리는 합리적 근거를 갖고 말하는 법, 남의 의견을 경청하는 법, 반박을 위한 논리를 마련하는 법,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는 법 등 다양한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발표와 토론에게도 적과 동지가 존재합니다. 발표와 토론을 수행하는 데에 있어 최대의 적은 바로 긴장감입니다. 말하기의 내용이나 형식이 아닌 긴장감 때문에 발표나 토론을 망치는 경우는 너무나도 많습니다. 안타깝게도 자신이 준비해온 것의 10% 아니, 5%도 펼쳐 놓지 못하고 그 자리를 떠나야 할 때의 기분은 실로 참담합니다.

    발표와 토론의 최대 동지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경험입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경험, 말문 막히는 순간이 찾아왔을 때 심호흡으로 마음을 달래본 경험, 타인의 반응을 대수롭지 않게 넘겨본 경험 말입니다. 그런 경험이 배짱을 키우고, 그것이 전제돼야 자신의 생각을 온전히 표현하는, 후회 없는 말하기가 가능해집니다.

    결국 경험이 중요합니다. 발표·토론 능력은 부단한 훈련을 통해 점진적으로 발전합니다. 그리고 그 능력이 우리 아이들의 가능성을 더욱 활짝 열어줄 것입니다.

    글=이상준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직영교육센터 총괄 원장 #조선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