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개학 연기에도 ‘학부모 상담주간’은 운영 중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03.30 14:00

-“관심 좋아” “선입견 우려” 학부모 반응 엇갈려
-“이번 학기 전입했는데…” 교사들도 부담 느껴

  • #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최근 학교에서 ‘학부모 상담주간’을 전화상담으로 대체해 운영한다는 문자를 받았다. A씨는 “새로운 담임선생님이 아이를 아직 만나보지 못했기 때문에 전화상담이 되레 아이에 대한 선입견을 만들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 이번에는 상담을 신청하지 않았다”며 “2학기 때 상담하려고 한다”고 했다.

    # 학령기 자녀 셋이 있는 학부모 B씨는 초등 자녀의 담임교사와만 전화상담을 했다. B씨는 “전화상담 진행 여부는 선생님마다 다른 것 같다”며 “먼저 연락해 전화상담을 해주신 선생님에 대한 호감도와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개학이 한 달 넘게 미뤄졌지만, 많은 학교가 학기초 학사일정인 ‘학부모 상담주간’을 당초 일정대로 운영하고 있다. 개학 연기가 지속되면서 남은 기간에 다른 학사일정이 몰리는 점을 고려해 학부모 상담주간이라도 끝내놓으려는 취지다. 학부모 상담주간은 보통 3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 학교장 재량으로 운영된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비대면 방식인 전화상담으로 진행하는 추세다.

    전국 모든 학교의 휴업이 이어지면서 새 학기 담임교사들은 아직 학생들과 마주한 적이 없다. 이 때문에 학부모 상담주간을 전화로 대체한 것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긍정적인 입장의 학부모들은 “개학 전에 아이의 건강 상태나 학습 문제 등을 신경 써주니 좋다”는 반응이다. 반면,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선 “형식적인 상담에 불과하지 않겠느냐”며 “아직 교사가 아이에 대해 모르니 별로 할 말이 없어 내키지 않는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례적인 상황에 교사들도 당황하긴 마찬가지다. 경기 김포에 있는 한 초등 교사 C씨는 “6학년의 경우, 모든 교사가 이번 학기에 전입해 학교·학생·학부모의 분위기를 아직 전혀 모르는데 전화상담부터 하려니 더욱 난감하다”고 했다. 10~15분 남짓한 전화상담을 통해 들은 목소리와 말투 등을 토대로 담임교사로서의 첫인상을 평가받는다는 생각에 부담을 느끼는 교사들도 있다.

    이러한 전화상담의 한계를 고려해 일부 학교는 올해 학부모 상담주간을 2학기로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서울 강서구의 한 초등 교사 D씨는 “아직 아이들을 만나보지 못했기 때문에 전화상담에 한계가 있는 건 분명하다. 현재로선 간단하게 안부를 묻고 아이의 정보를 대략적으로 듣는 게 전부”라며 “개학 이후에 진행할 대면 상담을 통해 교사 입장에서 아이에 대한 피드백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