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 비켜~ 내복 입고 따뜻한 겨울 보내요"
성서호 인턴기자 bebigger@chosun.com
기사입력 2011.01.06 09:57

온(溫)맵시 살리는 '내복의 모든 것'

  • 동장군(冬將軍·혹독한 겨울 추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의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5일 현재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엔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상태. 특히 찬 대륙성 고기압의 세력이 확장하면서 추위는 오늘과 내일 사이에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어린이가 실천할 수 있는 ‘겨울 덜 춥게 보내는 법’ 중 가장 효과적인 게 ‘내복 입기’ 아닐까? 잠깐, ‘그깟 옷 한 벌’ 의 힘을 얕봐선 안 된다. 내복의 효과는 알면 알수록 신비하고 놀라우니까. 움츠러들기 쉬운 계절 겨울, 외출에 대한 두려움을 싹 날려줄 ‘내복의 모든 것’ 을 정리했다. 편집자 주

    너희 혹시 ‘온(溫)맵시’ 에 대해 들어봤니? 온맵시는 따뜻하다는 뜻의 한자 ‘온(溫)’ 에 옷을 차려입은 모양새를 의미하는 순 우리말 ‘맵시’ 를 더한 말이야. 편안하고 따뜻한 옷차림으로 겨울을 난다는 뜻이지.

    ◆겨울철 전력 사용량 급증의 주범은 ‘전기 히터’

    최근 전력 사용량이 눈에 띄게 늘었어. 지난달 15일엔 연중 최고치인 7만1308MW(100만 와트를 가리키는 전력 단위)를 기록했지. 여름철 1일 전력 사용량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8월 20일(6만 9886MW)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어.

    원인이 뭐냐고? 잦은 한파, 그리고 기름값 인상이지. 대표적 난방 연료인 기름값이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전기 난방기기 사용량이 늘어난 거야. 김상석 한국전력공사 수요관리팀 차장은 “보통은 에어컨 사용으로 겨울철보다 여름철에 전력을 더 많이 사용한다”며 “그러나 이번 겨울엔 난방기 사용이 크게 늘며 13년 만에 처음으로 겨울철 전력 사용량이 여름철을 넘어섰다”고 말했어.

  • 지난달 7일 서울 용산역에서 열린 내복 패션쇼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에너지송을 합창하고 있다. / 에너지관리공단 제공
    ▲ 지난달 7일 서울 용산역에서 열린 내복 패션쇼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에너지송을 합창하고 있다. / 에너지관리공단 제공
    ◆난방비 감소·환경 파괴 억제·아토피 예방까지!

    그런데 추위로부터 몸을 따뜻하게 보호하려면 난방이 최선일까? 난방보다 돈이 적게 들면서 몸도 덥히고 환경도 지키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어. 바로 내복을 입는 거야. 내복이 지닌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 한번 들어볼래?

    첫째, 내복을 입으면 체감온도(몸이 느끼는 더위나 추위 등의 정도를 수량적으로 나타낸 것)가 3도나 올라가. 실내 온도를 1도 올리는 데 전기 에너지가 7%나 늘어난다고 하니 내복 하나만으로 에너지 절약에 앞장설 수 있는 거지.

    둘째, 전 국민이 내복을 입고 실내 난방온도를 3도 낮추면 전국적으로 연간 1조8000억 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어. 그뿐 아냐. 이산화탄소는 1210만톤이나 줄일 수 있단다. 내복만 잘 입고 다녀도 환경 파괴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감소시켜 기후 변화를 늦출 수 있는 셈이야.

    셋째, 내복은 겨울철 실내외 온도 차이를 줄여 아토피나 피부건조증 등을 막아줘. 이홍수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겨울철 실내온도가 올라가면 가려움증이나 아토피 증상이 악화된다”며 “내복을 입고 실내 온도를 낮춰 18~20도로 유지하면 정신이 맑아지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어.

    ◆보온성의 비결은 ‘내복과 겉옷 사이의 공기층’

    사실 내복엔 놀라운 과학의 원리가 숨어 있어. 나영주 인하대 생활과학부 교수는 옷을 입는 행위를 가리켜 ‘정지 상태의 공기를 입는 것’ 이라고 표현해. 옷감 부피의 60~90%는 공기가 차지하고 있는데 옷과 옷 사이의 공기까지 포함하면 이 비율은 더욱 늘어난다는 거지. 이런 공기를 어려운 말로 ‘정지공기층’ 이라고 해.

  • 나 교수는 정지공기층이야말로 지구상에서 가장 보온성이 우수한 재료라고 설명하고 있어. 결국 내복을 입고 겉옷을 입으면 정지공기층 비율이 늘어나면서 보온 효과도 높아진다는 얘기야.

    임미영 환경부 기후변화협력과 주무관의 설명도 비슷해. “정지공기가 얼마나 많은 옷이냐에 따라 보온효과가 달라질 수 있어요. 대기 중의 공기는 쉴 새 없이 움직이면서 품고 있던 열마저 빼앗기지만, 정지된 공기라면 열을 보존할 수 있어 보온효과가 뛰어나거든요.” 겨울을 따뜻하게 나려면 내복을 입거나 얇은 옷을 여러 벌 껴입는 게 좋다고들 하잖아. 이제 왜 그런지 알겠지?

    올겨울은 예년보다 추위가 심하고 또 오래 지속된다고 해. 지금부터라도 ‘기능 만점’ 내복으로 온맵시를 살리는 멋쟁이가 돼보면 어떨까?

    >>겨울철 에너지 절약, 이렇게 실천해요!

    △집 안에서나 외출해서나 내복을 꼭 입으세요
    △문풍지로 창틈과 문틈을 막아 실내 온도를 유지하세요
    △방바닥에 카펫이나 담요를 깔아 열기를 보존하세요
    △전기 히터 등 전열기 사용은 자제하세요 

    자료: 에너지관리공단